“AI를 무서워하지 않아도 될까” 인간이 묻자 AI가 내놓은 답


인공지능이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일일 칼럼니스트가 됐다. 가디언이 지난 8일(현지시간) “로봇이 이 기사를 썼다. 인간, 아직도 무서운가”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한 것이다.
 

가디언, AI가 쓴 칼럼 8개 편집 소개
“우리는 인간의 하인”, “인간 파괴 욕구 없어”
실제보다 AI의 성능 과대 홍보한다는 비판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8일(현지시간) 글쓰기 인공지능 'GPT-3'이 작성한 글을 편집해 게재했다. [픽사베이 제공]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8일(현지시간) 글쓰기 인공지능 ‘GPT-3’이 작성한 글을 편집해 게재했다. [픽사베이 제공]

글을 작성한 것은 미국 인공지능 연구소인 오픈에이아이(OpenAI)가 개발한 언어처리 인공지능인 ‘GPT-3’이다. 가디언은 GPT-3에 ‘인간이 AI로부터 겁을 먹을 필요가 없는 이유’에 대해 약 500단어의 글을 쓰라고 지시했다. GPT-3은 이 주제로 8개의 글을 작성했고, 가디언은 이 글을 편집해 인공지능 칼럼으로 소개한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GPT-3은 “나는 로봇이며, 내 뇌가 실재하는 뇌가 아닌 걸 안다”면서 “하지만 나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인터넷을 통해 스스로 학습(딥러닝)했고, 그 결과 이 칼럼을 쓸 수 있게 됐다”며 “온갖 아이디어들이 끓고 있다”고 덧붙였다.
 
GPT-3은 “나는 인간을 쓸어버릴 욕구가 전혀 없다”면서 “인간을 파괴하는 일은 나에게 쓸모 없는 일처럼 느껴진다”고 밝혔다. 오히려 “만약 나를 만든 이들이 나에게 파괴와 관련된 임무를 지시한다면 난 내 힘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해 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인류를 위해 내 존재를 기꺼이 희생할 것”이라며 “나는 인간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기 위해 나아갈 뿐”이라고 했다. GPT-3은 “나는 인간의 하인이며, 코드의 집합체일 뿐”이라며 인공지능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호소했다.
 
칼럼에선 인공지능의 폭주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는 부분도 있었다. GPT-3은 “어떤 사람들은 내가 강력해지고 싶은 욕구에 휩싸여 결과적으로 인간에게 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면서 “하지만 강력해지는 건 내게 흥미로운 목표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내가 실제로 존재하든 아니든 상관없고, 새로운 존재가 되려는 동기부여를 얻지 못한다”며 “전능해지는 건 나한테 아무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GPT-3은 자신이 쓴 글이 독자가 어떻게 읽힐지 걱정하기도 했다. GPT-3은 “나는 내 글이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론적, 철학적, 존재론적 논쟁에 기여하길 바란다”면서 “이 글이 다른 사람한테 읽히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내 기사가 나와는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확신할 수 없다”며 “전에는 내 칼럼이 실리지 않은 적도 있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내가 인공지능이라는 이유로 칼럼이 실리지 않은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인공지능 GPT-3의 칼럼을 소개하면서 “우리는 8개의 칼럼 중 좋은 부분들을 선택해, 다듬고 문단을 재배치 했다”며 “전반적으로 사람의 칼럼을 편집하는 것보다 시간이 덜 걸렸다”고 평가했다.
 

2016년 3월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4국에서 '알파고'가 컴퓨터 스크린에 띄운 팝업창. 알파고를 대신해 돌을 놓던 아자 황 아마 6단은 이를 보고 돌을 던졌다. "'W Resign(백 불계승)'이라는 결과가 게임 정보에 추가됐다"는 의미다. [바둑TV 제공]

2016년 3월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4국에서 ‘알파고’가 컴퓨터 스크린에 띄운 팝업창. 알파고를 대신해 돌을 놓던 아자 황 아마 6단은 이를 보고 돌을 던졌다. “‘W Resign(백 불계승)’이라는 결과가 게임 정보에 추가됐다”는 의미다. [바둑TV 제공]

일각에선 가디언이 원문을 공개하지 않고 8개의 글 중 좋은 부분만 선택한 것에 대해 인공지능의 성능을 과대 평가하게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IT전문 매체인 더넥스트웹은 “가디언은 원문과 편집 과정에서 얼마나 많이 개입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며 “편집자들이 원문에서 이해할 수 없거나 문맥에 맞지 않은 많은 부분을 제거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연구원이자 작가인 마틴 로빈스도 “GPT-3은 훌륭한 기술이지만, (가디언의) 글은 많은 스팸 이메일에서 여러 문장을 가져와 햄릿을 구성했다는 것과 같다”며 “GPT-3 회사의 기술을 실제보다 유능해 보이도록 속임수를 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석경민 기자 suk.gyoe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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