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자 잡담]프랑스 클럽의 챔피언스리그 잔혹사 – 조선닷컴


입력 2020.08.25 00:20

역대 챔스에서 총 7번 결승 진출했지만
1번 우승하고 6번 준우승한 프랑스 클럽들


역사에 만약이란 없다지만, 만일 24일에 열린 2019-20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이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꺾었다면, PSG는 1970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영광을 안았을 것이다. 또한 프랑스 국민은 1993년 이래 무려 27년 만에 자국 구단이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서는 모습을 목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바이에른 뮌헨은 끝내 PSG를 1대0으로 제압했고, 그 모든 기대는 한여름 밤의 꿈에 그치게 됐다.








빅이어와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왼쪽), 그리고 24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UFE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패한 뒤 슬픔에 빠진 PSG 팬들./레반도프스키 인스타그램, 신화 연합뉴스
빅이어와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왼쪽), 그리고 24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UFE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패한 뒤 슬픔에 빠진 PSG 팬들./레반도프스키 인스타그램, 신화 연합뉴스

◇기회가 없진 않았으나

프랑스 리그는 유독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인연이 없는 편이다. 1955-1956시즌에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로피언컵’이 출범한 이래, 프랑스 리그 구단이 정상에 선 때는 1992-1993시즌 단 한 차례(올랭피크 드 마르세유) 뿐이다. 스페인(18회)이나 잉글랜드(13회), 이탈리아(12회), 독일(8회) 등 이른바 ‘유럽 5대 빅리그’로 꼽히는 타국은 물론, 네덜란드(6회)나 포르투갈(4회)과 견주어도 확연히 밀리는 수치다.








24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UFE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패한 뒤 슬픔에 빠진 PSG 팬들./신화 연합뉴스
24일 바이에른 뮌헨과의 UFE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패한 뒤 슬픔에 빠진 PSG 팬들./신화 연합뉴스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할 기회가 아주 없던 것은 아니었다. 초대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결승에서 맞붙은 팀만 하더라도 바로 프랑스 구단인 스타드 드 랭스였다. 이들은 3년 뒤인 1958-1959년에도 유로피언컵 결승에서 리턴 매치를 벌였다. 1975-1976시즌에도 AS 생테티엔(프랑스)이 바이에른 뮌헨과 우승컵을 놓고 격돌했고, 1990-1991시즌엔 세르비아 구단인 츠르베나 즈베즈다가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와 결승에서 대결했다. 2003-2004시즌에도 포르투(포르투갈)와 AS 모나코(프랑스)가 빅이어 쟁탈전을 벌였다.

그러나 프랑스 구단들은 이 ‘정상결전’에서 모조리 패했다. 공은 둥글고 이기기도 지기도 하는 것이 축구라지만, 프랑스 클럽들은 유달리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패퇴하는 비율이 높다. 스페인(우승 18회 준우승 11회), 잉글랜드(우승 13회 준우승 9회), 이탈리아(우승 12회 준우승 16회), 독일(우승 8회 준우승 10회), 네덜란드(우승 6회 준우승 2회), 포르투갈(우승 4회 준우승 5회)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프랑스(우승 1회 준우승 6회)는 결승전에서 유독 힘을 못 쓰는 편이다.

역량이 부족한 프랑스 팀이 운 좋게 결승에 올라 우승을 헌납한 구도도 아니었다. 레알 마드리드와 스타드 드 랭스의 첫 대결에선 4대3 난타전이 벌어졌다. 1958-1959시즌 리턴 매치 결승전에서도 2대0으로 패한 스타드 드 랭스가 레알 마드리드에 아주 밀리진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한 대회 최다 득점 기록(13골)을 지닌 프랑스의 전설적 공격수 쥐스트 퐁텐(87)을 앞세운 스타드 드 랭스는, 당대 유럽 최강이던 레알 마드리드에도 충분히 위협적인 팀이었다.

AS 생테티엔과 바이에른 뮌헨이 맞붙었던 1975-1976시즌 결승전도 점수 차는 불과 1점으로, 0대1로 무릎을 꿇은 AS 생테티엔의 석패였다. 츠르베나 츠르베다와 올랭피크 드 마르세유가 맞붙은 1990-1991시즌엔 아예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가 벌어졌다. 포르투에 0대3으로 패했던 2003-2004시즌은 예외로 하더라도, 최소한 나머지 4차례 결승전 때엔 ‘우승자판기’ 노릇에 그칠 전력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저 약간의 실력 차로, 혹은 도통 운이 따라주지 않은 탓에 준우승에 머물렀을 뿐이다.

◇노이어를 쓰러뜨릴 수 없어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역시 PSG에게도 승산이 있다는 평가가 제법 있었다. 사실 네이마르(28·브라질), 킬리안 음바페(22·프랑스), 앙헬 디 마리아(32·아르헨티나)를 장착한 PSG는 어디 내놓더라도 전력상 얕보일 팀이 아니긴 했다. 토마스 투헬(47·독일) PSG 감독은 결승전을 마친 뒤 “우리에게 부족했던 것은 선제골이다. 선제골을 넣었다면 우리가 이겼을 것이다. 우린 정말 잘 싸웠고 상대가 곤경에 처했다고 느껴진 순간들도 있었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24일 PSG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공을 쳐내는 바이에른 뮌헨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AP 연합뉴스
24일 PSG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공을 쳐내는 바이에른 뮌헨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AP 연합뉴스

그러나 징크스를 깨기엔 바이에른 뮌헨의 철벽 마누엘 노이어(34·독일)가 너무나도 강했다. 2019-2020시즌 챔피언스리그 10경기에 모두 출전해 8골만을 내준 노이어는, PSG를 상대로 한 결승전에서도 전혀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프랑스 구단의 챔피언스리그 잔혹사는 그의 손끝에 가로막혀 돌파구를 잃었다. 투헬 감독은 “우리에겐 불행한 일이지만, 노이어는 골키퍼의 개념을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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