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8.12 01:30
감찰 유일하게 응한 수사팀 검사 ‘채널A 사건’서 사실상 배제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고검 감찰부는 지난달 29일 한 검사장의 유심 카드 압수수색 현장에 있었던 정 부장과 수사 검사, 수사관들에게 소환을 통보했다. 그러자 당시 이정현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서울고검 측에 전화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기소 전까진 감찰에 응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전 1차장은 지난 7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대검 공공수사부장(검사장)으로 영전했다.
이를 보고받은 김영대 당시 서울고검장은 “감찰을 조속히 진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성윤 지검장이 김 전 고검장을 직접 찾아가 “수사 중이라 감찰을 받기 어렵다”고 했다고 한다. 이후 정 부장검사와 수사관 등은 서울고검의 전화를 받지 않거나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는 등 감찰에 불응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수뇌부는 지난 5일 이동재 전 기자를 기소한 후에는 다시 “한동훈 검사장 기소 때까진 감찰 조사를 받기 어렵다”며 재차 감찰 ‘연기’를 요구했다.
유일하게 감찰에 응했던 수사팀 장모 검사는 “정 부장검사가 한 검사장에게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그런 장 검사도 처음엔 조사에 응했다가 한때 조서(調書) 열람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검의 설득 끝에 조서 열람을 하고 날인을 한 장 검사는 이후 ‘채널A 사건’ 수사팀에서 사실상 배제됐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감찰 업무를 오래했던 한 전직 검사는 “수사 절차상의 위법 소지에 대한 감찰을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거부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감찰에 불응하는 자체가 감찰 사안”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팀이 바빠 감찰에 응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고 했다. 이성윤 지검장과 이정현 검사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