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금부담 OECD 2위인데… 文, 보유세만 비교해 “낮은 편” – 조선닷컴


입력 2020.08.11 01:30

[부동산시장 대혼란] 文대통령 부동산 발언 들여다보니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부동산) 종합 대책의 효과로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 사이에서는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시장 분위기와 동떨어진 것 같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유세 인상 등 부동산 세제 개편, 계약갱신청구권 등 세입자 보호와 관련한 발언도 기본적인 팩트는 맞지만, 국내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편적인 시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의 한 부동산 담당자는 “23번의 정부 대책에도 서울 집값 상승을 막지 못했고, 일방적인 부동산 관련 입법으로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도 심해지고 있다”며 “청와대가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선택해 발표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집값 상승, 진정되고 있나?

최근 주택 시장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집값 관련 통계는 ‘진정세’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부동산) 종합 대책의 효과로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앞으로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부동산) 종합 대책의 효과로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앞으로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지난 7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 지수 상승률은 0.71%로 작년 12월(0.86%)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월간 상승률이 0.7% 이상으로 치솟은 때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단 5차례뿐이었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 6억635만원에서 지난달 기준 9억2787만원으로 53%나 뛰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3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국회에서 3년간 서울 집값이 11% 올랐다고 했는데, 이런 집은 찾지 못했다”며 “(정부가) 통계를 조작해 엉뚱한 대책만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민 주거 안정과 직결되는 전세 시장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이 심각하고, 얼마 안 되는 전세 물건은 값이 치솟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8월 첫째 주 전국 전셋값은 전주 대비 0.2% 올라 전세 대란이 불거진 2015년 10월 넷째 주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 거래세 더하면 OECD 2위








OECD 주요국 부동산 관련 세금 비교 그래프

문 대통령은 “세제 강화로 보유세 부담을 높였지만,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도 낮은 편”이라고 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유세 비율은 0.9%로 OECD 평균(1.1%)보다 낮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부동산 관련 세금을 살펴보면 납세자 부담은 다른 나라보다 절대 적지 않다.

한국은 GDP 대비 거래세 비율이 2%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양도세까지 더한 전체 부동산 관련 세금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9%로 33국 중 영국(4.3%)에 이어 2위였다. 거래세와 양도세에는 증권 거래에서 발생하는 세금이 일부 포함되지만, 대부분은 부동산 거래에서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거래에 따른 세금이 많은 상황에서 보유세를 일방적으로 올리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증세 기조로 작년부터 종부세 등 세수(稅收)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코로나발(發) 경기 침체로 GDP 감소가 예상돼 GDP 대비 보유세 비율이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도 임대료 규제 부작용

문 대통령은 주택 임차인 보호와 관련해 “독일·영국·미국 등에서 무제한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고 있으며, 주요 도시에서 임대료 상승을 제한한다”고 했다. 실제로 독일은 공공이 임대료를 정하고, 10% 이상 월세를 올려받지 못하도록 한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지은 새집이나 에너지 효율을 높인 집에는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등 집주인이 임대료를 올릴 수 있는 합법적인 근거도 함께 제공한다.

청와대는 소개하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도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뉴욕주가 1970년대 임대료 인상을 규제하자 집주인들이 주택 유지·보수를 외면하면서 슬럼화 지역이 속출했다. 1965년 공정임대료 제도를 도입한 영국은 1988년 신규 임대주택은 배제하며 사실상 규제를 폐지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국내 임대차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전세 제도가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돕는 것인데, 해외 월세 사례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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