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연 PD의 방송 이야기] 당신의 진짜 얼굴은 무엇인가요


입력 2020.04.25 04:05





이수연 TV조선 시사제작부 PD

이수연 TV조선 시사제작부 PD

요즘 방송가는 몇몇 출연자들 때문에 시끄러웠다. 한 유명인의 예비 신부로 연애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여성은, 과거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돼 본인뿐 아니라 예비 신랑까지 사과문을 게재한 후 방송에서 하차했다. 또 집을 구해주는 프로그램에 출연을 예고했던 신혼부부는, 남편의 전 아내가 “두 사람은 불륜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논란을 빚다 결국 촬영 분량 전체를 ‘통편집’ 당했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대세를 이루면서 전문 방송인이 아닌 비연예인 출연자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과거 한 출연자는 A 방송국에선 ‘빵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으로, 또 다른 B 방송국에선 ‘생활 방식이 아주 독특한 사람’으로 콘셉트를 바꿔 출연했다가 진정성에 의심을 샀다.

또 성실하고 바른 이미지로 TV에 등장해 큰 호감을 샀던 한 개그맨 매니저는, 과거 채무를 갚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본인은 물론 같이 일하던 개그맨까지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피해를 입혔다.




기사 관련 일러스트

시사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전문가도 문제를 일으킬 때가 있다. 간혹 제작진에 “그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누구누구는 우리 대학 교수가 아니다”라며 항의를 해오는 경우가 있다. 알고 보니 아주 잠깐 몇 차례 강의를 해놓고, 마치 그 대학 교수인 것처럼 제작진에 경력을 알린 것이다. 또 어떤 때는 출연료를 가압류해 오는 경우도 있는데, 개인적으로 얽힌 채무까지 알 길 없는 제작진으로서는 난감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비연예인이나 전문가를 섭외할 때 제작진도 나름의 사전 검증을 시도한다. 하지만 그것이 완전치 않다. 일종의 ‘면접’을 보며 됨됨이를 확인하기도 하고, 소셜미디어를 검색하며 과거 행적도 살펴보지만 출연자의 과거를 완벽히 파악하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결국 이들이 TV에 등장한 모습을 보고 피해자가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서야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 프로그램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이고, 사전 검증에 실패했다는 비난도 제작진은 감내해야 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출연자 속’은 모른다. 때로는 개인사까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현미경이 제작진에겐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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