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코로나19와 한국교회]차분히 선한 뜻 구하며 사회적 약자 돌봄에 힘써가자


[전문가 대담] 코로나19 위기 상황,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심판에 대한 책망보다 창조세계 보전사명 반성해야

비상시국 대비한 예배지침과 교회 운영 매뉴얼 중요

장기간 공백 주일학교 비롯 교인 신앙관리 적극 힘써야

신천지 사태 통해 다음세대 사역방향 반성과 점검 필요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한국교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많은 교회들이 벌써 한달 째 주일예배를 예배당에서 회집하지 못하고 가정예배로 대체하고 있어 교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신천지 집단으로 밝혀지고 그들의 집회 방식이 감염원인으로 알려지면서 정통교회의 예배에 대한 일반의 눈초리마저 곱지 않다. 일찍이 한번도 겪지 못했던 이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본지 김관선 주필이 신학자와 의학자와 함께 지혜의 자리를 마련했다.<편집자 주>

 

장여구 교수, 김관선 목사, 김희석 교수(왼쪽부터)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교회가 취할 자세를 논의하고 있다. 세 사람은 시각을 교회 밖으로 넓혀 지역사회를 섬기고 복음을 전파할 기회로 삼자고 강조했다.
장여구 교수, 김관선 목사, 김희석 교수(왼쪽부터)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교회가 취할 자세를 논의하고 있다. 세 사람은 시각을 교회 밖으로 넓혀 지역사회를 섬기고 복음을 전파할 기회로 삼자고 강조했다.

김관선 목사(이하 김 목사): 대학의 역사가 오래된 구미 유럽은 사회적 난제가 있을 때 법학, 신학, 의학 중에 의학과 신학자에게 지혜를 구했다. 오늘 구약학자와 의학자이신 두 분을 모시고 대담을 진행하게 되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여러분의 일상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말씀해 달라.

김희석 교수(이하 김 교수): 신학교가 개강을 하여 수업에 한창 바빠야 할 때인데 학생들을 캠퍼스에서 만나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개강이 연기된 대신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 촬영을 하고 있는데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일이어서 낯설다.

장여구 교수(이하 장 교수): 확진자 발생으로 병원의 정상적 운영이 힘들어지기도 했다. 계획했던 자원봉사도 나갈 수 없어서 사실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졌다.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우리 사회가 정말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며 특히 소외계층이 가장 힘들어질 것이기에 염려가 크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관심을 교회가 보여줘야 할 때다.


김 목사: 작가 알베르토 카뮈의 소설 <페스트>는 북아프리카 알제리 해안 도시 오랑에 퍼진 전염병에 대한 내용이다. 소설에는 전염병으로 외부와 단절된 상황에서 페스트와 싸우는 사람들의 다양한 태도가 그려진다. 이 가운데 파늘루 신부는 전염병이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설교를 했다. 이번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선교사를 핍박해 온 중국에 대한 심판이라는 주장을 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김 교수: 하나님은 구약 시대에 전쟁이나 전염병이나 기근을 통해 세상을 심판하셨다. 그러나 이 심판은 하나님의 언약 백성인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않았을 때 회개를 기대하시며 내리신 징계였다. 신약 시대에는 율법의 불순종에 대한 모든 저주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으로 해결됐다. 율법의 저주 아래 있는 모든 사람이 복음을 믿음으로 해방됐다. 따라서 하나님의 백성이 아닌 특정한 사람들의 죄 때문에 하나님께서 전체 인류에게 심판을 내리신다는 주장은 성경에 기초해 생각해볼 때 단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전염병과 같은 어려움을 당할 때 우리가 취할 신앙적 태도는 누구 때문에 심판이 임했는지를 생각해서 책망하는 것이라기보다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바를 찾아 실천하는 것이다.


김 목사: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인간의 환경 파괴에 대해 하나님께서 경종을 울리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를 비롯해 이전에 발생했던 사스나 에볼라 바이러스 같은 질병은 모두 박쥐에게서 비롯됐다. 원래 박쥐들은 정글과 같은 서식지에 밀집해서 살았는데 인간이 밀림을 밀어버리고 그곳에 동물 사육지를 건설했다. 하루 아침에 살 곳을 잃은 박쥐들은 인근 농장에서 먹을 것을 구했고 동물들과 접촉해서 병균을 옮긴 것이다.

장 교수: 코로나19가 생태계 파괴의 결과라는 데 동의한다. 이렇게 한번 발생한 바이러스는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약화된 상태로 남게 된다. 코로나19도 그렇게 될 것이지만 (RNA 변이로 발생된) 변종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현재로서 언제 위급 상황이 끝날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들다.

김 교수: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간에게 피조세계를 잘 보존하고 다스리는 청지기의 사명을 맡기셨다. 하나님은 인간 외의 모든 피조물도 생육하고 번성하기를 원하셨다. 이번 코로나19의 배경에는 생태계 파괴라는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인만큼 차제에 교회가 환경운동에 힘써야 한다.

장 교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코로나19 확진 및 사망 현황을 보면 경제적인 부유층보다는 그렇지 못한 계층의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사회적 취약계층에서 환자가 많이 나오지만 부자들이 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들어봤는가? 나라 밖 사정도 마찬가지다. 최근 유럽국가들이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원지가 됐다는 뉴스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중국 국경지대의 나라들이나 후진국들의 확진자 숫자는 잘 알 수가 없다. 그 나라들에 환자들이 없는 것이라기 보다 관리가 안되거나 통계 자체를 내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다.

김 목사: 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많은 교회들이 주일날 예배당에서 모이지 못하고 가정에서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다. 더구나 지자체나 국회에서 문자나 공문을 보내고 점검을 나오는가 하면 집회 금지 결의까지 해서 교회의 불만이 적지 않다.

김 교수: 주일예배는 신앙생활에 핵심이고 생명을 걸고서라도 지켜야 한다. 정상적일 때는 주일에 예배당에 모이는 것이 당연하다. 예배당에 나와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뿐더러 서로 교제하고 선한 일을 도모하며 함께 교회를 든든히 세워나가야 한다. 한편 주일성수의 핵심은 장소에만 있지 않다는 사실도 생각해야 한다. 어떤 장소에 모이는 것보다 복음 안에서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주님 안에서 안식을 회복하고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세워가는 것에 주일의 본질적 의미가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 상황에서 당회의 결정 같은 공적인 절차를 통해 임시적 조치로써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게 하였다고 해서 주일예배를 드리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 예배 중지나 예배당 폐쇄라는 말을 쓰지 않는 것이다.

김 목사: 성경에서 교회는 성도들의 몸이라고 말씀했다. 주일예배를 예배당에서 모이지 못하는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프지만 성령의 전인 성도들의 건강을 지키고 지역사회를 섬기기 위해 교회들이 결정했다면 존중해 주어야 할 것이다.

장 교수: 지자체 등이 다른 모임들에 비해서 교회의 회집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측면이 있다. 교회에서 의심환자가 발생했다고 하면 정말 확진자가 나왔는지 추적해 보지 않고 일단 모임이나 수련회를 가졌다는 사실만 크게 부각을 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교회가 소독을 철저히 하고 출석성도의 명단과 체온을 기록하고 예배 전후에 손을 깨끗이 씻게 권장하며 상호 1m 거리(WHO 기준)를 유지한다든지 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예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상예배를 드리는 교회들이 많지만 사실 장년층 이상 성도들 가운데는 유튜브나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없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 분들은 교회 출석의 필요를 절실히 느끼고 있는데 이들을 위해 예배 횟수를 평소보다 두배 정도 늘리고 대신 예배 시간은 30~40분 분량으로 여러 차례 나눠 드리는 등의 방법도 고려해 볼 만 하다.

김 목사: 통성기도를 자제하고 찬송 부르는 횟수를 줄이는 등 최대한 비말에 의한 감염이 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것도 좋겠다. 차제에 이런 비상시국에 대비한 예배 지침이나 교회 운영 매뉴얼도 꼭 마련되어야 하겠다. 한편 신천지 집단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신천지로 인해 교회까지 비난의 도마에 오르는 측면이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김 교수: 일반인들이 교회와 신천지의 차이점을 잘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교회는 신천지집단과 달리 매우 윤리적이며 공공선을 도모하는 기관이다. 교회는 앞으로 선한 일을 할 때 숨기려고만 하지 말고 그 일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겠다. 한편 교회 안에 부정적인 일이 발생해서 세간에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준 측면도 있었다. 이런 일에는 신속히 대처하는 모습을 보임으로 신천지와 같은 사교 집단과 달리 교회는 사회에 매우 유익한 기관이라는 인식을 일반인들에게 심어줘야 하겠다.

장 교수: 평상시에 교회는 늘 지역사회를 배려하고 섬김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주일 주차와 같은 매우 사소한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주일날 교회 주변 이면도로를 막아서 주차하기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든지, 인근 주차장에 차를 둔다든지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교회가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김 목사: 주일 가정예배가 장기화되면서 주일예배의 의미, 교회와 사회와의 관계,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교회의 역할, 신천지에 대한 대응 등 교회가 돌아보아야 할 문제들이 과제로 안겨졌다. 그런데 지금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주일학교 교육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는 데 있는 것 같다.

김 교수: 실제로 주일학교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교회들이 적지 않다. 각 교회사역자들이 아이들과 접촉하기 위해 큐티 영상을 전송한다든지, 각종 이벤트나 전화 심방 등으로 애를 쓰고 있다. 소규모 교회들의 경우 애로가 클 텐데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선교단체들에서 잘 만들어 놓은 교육자료나 미디어를 활용하고 전화 심방 등에 힘쓰며 학생들 신앙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장 교수: 이럴 때 총회에서 소규모 교회들을 위해 예배와 교육자료를 제공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코로나사태가 만일 3월에 진정국면에 접어든다고 할지라도 그 여파는 한두 달 더 지속될 수 있다. 완전히 안정됐다고 여겨지기 까지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을 주일학교에 보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주일학교 교육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예상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해 두기를 바란다.

김 목사: 우리나라의 감염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20~30대 감염자가 많다고 한다. 이는 신천지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수치를 보면서 신천지에 젊은이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서글퍼지고 정통교회가 젊은이들을 신천지 집단에 빼앗겼다는 반성을 하게 된다.

김 교수: 교회가 젊은이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졌는지, 다음세대인 젊은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돌아보며 가슴 아파해야 한다.

김 목사: 그나마 신천지 집단의 교리와 실상이 속속들이 알려지게 된 것은 감사한 일이다. 부디 신천지에 빠졌던 젊은이들과 성도들이 잘못을 깨닫고 정통교회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교회도 그들이 교회로 들어오려할 때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장 교수: 지금의 사태는 분명 위기이지만 하나님께서 교회에게 이 사회의 약자들을 돌볼 기회를 주신 것으로 생각하자. 이럴 때 교회다움을 보이면 교회에서 이탈하려는 청년들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 교회가 마스크를 구해서 마스크가 필요해도 구입하러 가지 못하는 이들에게 나눠준다든지 하는 선한 일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보자.

김 교수: 지금 교회는 대사회적 책임 때문에 주일 가정예배라는 임시방편을 택하고 있다. 이 시기에 낙담하지 말고 오히려 우리가 과연 예배자로서 제대로 살았는지를 생각해 보고 그동안 예배를 얼마나 소중히 여겼는지를 깊이 반성해 보자. 조속히 사태가 끝나 예배당에 모여 힘을 다해 예배하게 되기를 바란다. 잘 모일 뿐더러 잘 흩어져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회로 한 단계 도약하는 준비 기간이 될 수 있도록 하자.

김 목사: 주일예배를 회집하지 못하므로 각 교회마다 헌금 수입이 매우 줄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교회는 더 어려운 교회와 이웃을 돌보아야 한다. 지금 <기독신문>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처럼 임대료를 내기 힘든 소형교회도 지원해야 한다. 모두가 대단히 힘든 상황이지만 이 순간에도 하나님의 선한 뜻이 있을 것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을 구하며 소금과 빛의 사명을 다하자.


정리=노충헌 기자 mission@kidok.com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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