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병보다 빠른 가짜 정보… ‘팬데믹’만큼 위험한 ‘인포데믹’ – 조선닷컴


입력 2020.03.19 08:00


[이코노미조선]
‘인수공통감염병’이 팬데믹 불러
인포데믹, 코로나19보다 빨라
정확한 정보로 피해 최소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미지의 영역에 들어섰다. 지역사회 전파가 이렇게 잘 이뤄지는 호흡기 병원체는 지금껏 본 적이 없다.”(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우리가 가진 것이라곤 고립, 격리, 동선 조사라는 중세 시대 방식뿐이다.”(피터 피오트 전 UNAIDS 사무총장, 에볼라 바이러스 최초 발견자)

“각국 의료기관이 연구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몇 년 내에 승인된 백신이 나올 거란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그레고리 폴란드 박사, 미국 메이오 클리닉 백신 연구 책임자)

세 번째 코로나 바이러스가 팬데믹이 되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코로나19는 선배격인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치사율은 낮지만, 전염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화했다. 3월 12일 기준으로 사스와 메르스를 합친 것(사망 1295명)보다 3배는 많은 4636명의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더 큰 문제는 이 신종 유행병의 종착지가 ‘미지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이코노미조선’은 334호 커버 스토리로 다룬 ‘바이러스 쇼크’에서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가하는 충격에 대해 분석했다. 그러나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코로나19는 ‘생존의 문제’가 됐다. 수천 명 확진자가 나온 대구·경북 지역은 이미 고립됐고, 전국 각지에서 잇달아 보고되는 확진 사례는 사람들을 공황 상태로 내몰고 있다. 방역망이 뚫린 이탈리아·이란뿐만 아니라, 바이러스 봉쇄를 위해 중국인 입국 금지를 선언했던 미국조차 네 자릿수 확진자가 나왔다.

11일(현지 시각)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침내 코로나19에 대해 ‘대다수 사람들이 면역력을 갖고 있지 않은 바이러스의 전 세계 확산’, 즉 ‘팬데믹을 선언했다. 지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이후 11년 만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주기가 점점 짧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찾아올 비슷한 상황에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사회 구성원 모두가 팬데믹과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반복되는 신종 바이러스 팬데믹

인고의 시간을 거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면 우리는 팬데믹의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전망은 어둡다. 사스와 메르스를 물리쳤지만 코로나19가 찾아온 것처럼, 또 다른 신종 감염병이 필연적으로 찾아올 것이며 그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는 것.

세계적 바이러스 전문가인 네이선 울프 박사는 저서인 ‘바이러스 폭풍의 시대’에서 “야생 동물에 잠재돼 있던 ‘인수공통감염병’은 팬데믹 가능성이 큰 요주의 대상”이라고 지목했다. 종간(種間) 장벽을 넘어온 바이러스는 치명적인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스페인독감·신종플루를 일으켰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나 치사율 80%의 에볼라 바이러스, 모기를 통해 감염되는 뎅기열 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자연 숙주인 박쥐에게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으며 공존했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새로운 숙주로 넘어오며 통제력이 깨진 데다, 인간의 면역 체계 또한 처음 보는 바이러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격렬하게 다툰다. 이 과정에서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게 됐고, 심한 경우 대규모 염증 반응인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이어져 숙주가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문제는 변이가 극심한 바이러스의 특성상 사전 대비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울프 박사는 “바이러스는 언제든 변할 수 있고 언제든 돌연변이를 일으켜 팬데믹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중국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이미 2종류로 변이됐고, 그중 하나는 기존보다 전염력이 한층 강해졌다.

◇팬데믹만큼 위험한 ‘인포데믹’

팬데믹은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항상 인포데믹(infodemic)을 동반한다. 인포데믹은 정보(information)와 팬데믹(pandemic)의 합성어로, 잘못된 정보가 유행병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퍼지는 것을 의미한다.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을 강타할 당시에도 ‘이교도가 흑사병의 원인이다’는 인포데믹이 퍼지며 마녀사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팬데믹에 항상 동반되는 인포데믹은 유행병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방해한다.
팬데믹에 항상 동반되는 인포데믹은 유행병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방해한다.

정보통신 기술이 발전한 현대에 와서는 인포데믹의 파급력이 한층 강해졌다. ‘따뜻한 물을 마시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와 같은 가짜 의료 정보나 ‘코로나19는 중국이 개발한 생화학무기가 유출된 것’이라는 음모론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급속도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2월 15일 독일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우리가 싸우는 상대는 감염병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인포데믹과도 싸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나친 안심도, 과도한 공포도 감염병 대응에 도움 되지 않는다. ‘콧물이나 가래가 있으면 코로나19 감염이 아니다’는 식의 잘못된 안심 정보는 팬데믹 확산을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 반대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몸 밖에서 5일간 살 수 있고, 감염되면 바로 폐섬유화가 진행된다’는 등 잘못된 불안 정보는 과도한 공포감을 조성해 공동체를 위협하고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준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보건 당국의 지휘에 따라 유행병에 대한 적절한 대응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데, 인포데믹이 이를 방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피해 최소화 위해선 신종 바이러스 제대로 알아야

인포데믹의 함정에 빠질 수 있는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정부도 마찬가지다. 우리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해외 여행 기록이 없으면 증상이 있어도 검사해주지 않는 등,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이유로 전염력과 치사율이 완전히 다른 메르스에 맞춰 대응 매뉴얼을 운영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부가 마스크 등 개인 위생용품의 공급 관리에 실패하고, 뒤이은 공적 배분에 미숙했다는 비판도 있다.

반복되는 팬데믹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과제다. 오지를 누비며 팬데믹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큰 인수공통감염병을 감시하는 ‘바이러스 파수꾼’들이 있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인수공통감염병 외에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160만 종 바이러스 중 어떤 것이 종간 장벽 돌파에 성공할지는 예측 불가다.

막을 수 없다면 피해 최소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동안 국제 사회는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때마다 ‘일단 봉쇄’됐고, 이는 경제·산업 측면에서의 막대한 피해로 돌아왔다. 반대로 위험성을 과소평가해 국지적인 감염병이 팬데믹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울프 박사는 “팬데믹에 대한 거의 유일한 대응 방법은 먼저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고, 이에 기반한 안정적인 방역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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