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총선 더비] 단순 지역구 1석이 아니다···윤건영vs김용태, 뜨거운 구로을


2020 총선 더비는?

더비(derby match)는 동일지역을 연고로 하는 스포츠팀 라이벌 경기를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같은 지역을 놓고 팬심을 경쟁하는 만큼 치열하기로 유명합니다. 총선도 4년마다 동일 지역구에서 여야 간에 치열한 대결이 펼쳐집니다. 2020년 총선에서 격전지로 꼽히는 지역구를 엄선해 투표에 도움이 될 알짜 정보를 콕 집어 드립니다.

서울 구로을에서 맞붙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김용태 미래통합당 의원

서울 구로을에서 맞붙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김용태 미래통합당 의원

‘흑기사’와 ‘자객’의 대결

 
서울 구로을은 이렇게 요약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꼽히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과 서울 3선 중진인 미래통합당 김용태 의원이 맞부딪힌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줄곧 청와대를 지켜온 윤 전 실장이 여권의 ‘흑기사’라면 3선을 한 기존 지역구를 반납하고 투입된 김 의원은 노련한 ‘자객’이다. 구로을은 서울에서 여권의 지지세가 가장 강한 지역구로 통한다. 그런 만큼 출발선은 윤 전 실장이 앞서있다는 평이다. 이에 맞서는 김 의원은 ‘청와대와 386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구로을은 어떤 곳? 

구로을의 역사 및 특징.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구로을의 역사 및 특징.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구로을은 인근 구로갑-서울 금천-경기 시흥갑·을로 묶이는 수도권 서남부 친여권 진보 벨트의 한 축이다.  
 
1964년 공단 조성으로 의류공장 등 중소 제조업 공장이 들어서고 외부 인구가 유입되면서 성장했다. 1981년 구로구에 선거구가 신설됐고, 1988년 13대 총선 때 구로을로 분리됐다. 저임금과 척박한 노동환경 속에서도 10~20대 여공들이 가족의 생계를 떠안고 이곳으로 출근했다. 1985년엔 구로동맹파업 등이 벌어지는 등 80년대 노동운동의 싹이 자라났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 당시 구로공단에 위장 취업해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구로동맹파업을 주도했다.  
 
2000년대 들며 환경은 다소 달라진다. 구로공단에 있던 제조업 공장들이 하나둘 안산과 광명 혹은 중국으로 이전했고, 그 자리는 IT 기업 등이 들어서면서 구로디지털단지로 탈바꿈했다. 다만 신축 아파트 단지와 IT 기업 입주로 젊은 인구가 대거 유입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강세는 지속됐다. 
  

역대 선거 결과 - 민주당의 초강세.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역대 선거 결과 – 민주당의 초강세.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역대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초강세다. 1992년 제14대 총선부터 한 차례(15대)만 제외하고 줄곧 민주당이 승리했다. 2000년 이후 치러진 5차례의 총선에선 민주당이 5연승을 거뒀다. 특히 18대부터 이곳에서만 3선 연임한 박영선 의원은 19대 총선에서 61.9%, 20대 총선에서 54.1% 등 과반을 기록했다. 야권에서 “구로을은 험지(險地)가 아니라 사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장영신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무효처리 됐고 1년 뒤 재선거에서 한나라당 이승철 의원이 당선됐다.)

 

지난 총선에서는?  

20대 총선 구로을 각 후보별 득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대 총선 구로을 각 후보별 득표.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구로을은 신도림동, 구로 1~5동, 가리봉동 등 7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유권자가 가장 많은 곳은 신도림동(2만8914명·20대 총선 기준)이다. 신도림동은 구로을에서 비교적 보수정당이 선전하는 곳으로 분류된다. 박영선 의원이 승리한 18대 총선에서도 신도림동만큼은 한나라당 고경화 후보가 7087표를 얻어 박 의원(6280표)에 앞섰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치러진 20대 총선에서는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강요식 새누리당 후보를 상대로 7개 동 모든 곳에서 승리했다. 신도림역 주변 신축 아파트 단지가 대거 들어서면서 외지에서 새로 입주한 3040 비율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구로는 교통의 요지다. ‘구로역’에서 경인선과 경부선이 나뉘고 AK플라자(구로역), 신도림테크노마트·이마트(신도림역) 등 도시 발달도 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때문에 지역 이슈도 교통과 밀접하다. 지역에선 ▶구로 차량기지 이전사업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후 상부 활용문제 ▶7호선 남구로역 일대와 신도림 공구상가 일대 재개발 ▶신안산선 건설에 따른 역세권 추가 개발이 가장 큰 이슈로 꼽힌다.

 
20년 동안 신도림동에 살았다는 전재식(65)씨는 “신도림 뒤편 공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삶이 아주 피폐하다”며 “이번 정부 들어서 경기가 많이 어려운데 경제 좀 살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로3동에 거주하는 박찬연(41)씨는 “예전엔 동네 사람들끼리 정치 이야기를 하면 대개 보수 야당을 탓하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요즘은 ‘정부와 여당이 뭐 하는지 모르겠다’는 비판도 꽤 들린다”고 전했다.

 
태어나 쭉 구로구에 살았다는 문희정(24)씨는 “동네에 24시간 카페가 한 군데도 없다”며 “20대가 취업준비도 하고 모임도 가질 수 있는 편의 시설이 좀 늘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후보: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복심(腹心)의 사전적 정의는 ‘마음속 깊은 곳’이다. “마음 놓고 부리거나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도 있다.

자타공인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 전 실장은 1969년 부산광역시에서 태어났다. 최근까지는 경기도 부천시에 거주했다고 한다.

 
서울 구로을에 연고가 없는 윤 전 실장이지만 당은 지난 3월 전략공천으로 그를 이곳에 세웠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전략공천위원장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거친 풍부한 국정 경험있는 분으로 구로의 첨단 디지털 산업을 대한민국 혁신 산업 요충지로 이끌 사람”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 “문 대통령이 읽는 서류는 다 윤건영 손을 거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청와대에 있는 동안 대북특사로 두 번 임명됐고,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을 경험했다.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윤건영 전 상황실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미래통합당의 문재인 대통령 탄핵 발언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윤건영 전 상황실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미래통합당의 문재인 대통령 탄핵 발언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도 깊다. 지난 2003년 3월부터 5년 동안은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 정무기획 비서관을 지냈다.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윤 전 실장은 두 명의 대통령을 꼽으며 “한 사람은 정치를 알려줬고, 다른 한 사람은 정치로 이끌어줬다”고 답했다. 윤 전 실장 측은 화려한 커리어를 바탕으로 약점인 연고성을 커버한다는 계획이다. 박영선 의원이 3선을 하며 12년간 닦아놓은 탄탄한 조직도 힘이 될 전망이다.  
 
▶1969년생 (만 51세)  
▶부산 출생  
▶국민대 경제학과  
▶국민대 총학생회장, 대통령비서실 정무기획비서관(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문재인 정부),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등 
 

2월 5일부터 3월 5일까지 트위터, 인스타그램, 블로그, 뉴스 등에서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연관된 10개의 주요 키워드. 다음소프트 썸트렌드(SomeTrend)를 활용 [자료=다음소프트]

2월 5일부터 3월 5일까지 트위터, 인스타그램, 블로그, 뉴스 등에서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연관된 10개의 주요 키워드. 다음소프트 썸트렌드(SomeTrend)를 활용 [자료=다음소프트]

미래통합당 김용태 후보: 사지로 뛰어든 중진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 전문위원을 거쳐 서울 양천을에서 18대부터 3선을 했다. .  

 
선수로 따지면 중진급이지만 특정 계파에 소속되지 않은 소장파로 분류된다. 당초 친이계로 인식됐지만 2008년 총선에서 이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하며 멀어졌다. 또 19~20대 국회 때는 주류인 친박계를 공격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선 새누리당을 선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을 주도했다. 황교안 대표의 단식 때도 “단식으로 얻은 것은 당 혁신이 아니라 당 사유화”라고 쓴소리를 했다.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장 시절 스스로 당협위원장에서 물러나 한때 불출마가 점쳐졌지만, 통합당 공관위가 서울 험지 출마를 제안하면서 서울 구로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09년 6월 2일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정 쇄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발언 중인 김용태 의원. 왼쪽부터 차명진 권택기 임해규 정태근 김용태 조문환 의원. 김상선 기자

2009년 6월 2일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정 쇄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발언 중인 김용태 의원. 왼쪽부터 차명진 권택기 임해규 정태근 김용태 조문환 의원. 김상선 기자

김 의원은 지역구에 발품을 팔며 지지를 호소하는 ‘뚜벅이’ 스타일이다. 스스로 “‘면 대 면’으로 지역 주민을 만나 설득하는데 자신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번엔 코로나19 사태로 발이 묶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 심판론’을 최대한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맞상대인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향해 “청와대 386 총대장”이라고 비판했다.

 
▶1968년생 (만 52세)    
▶대전 출생    
▶서울대 정치학과    

▶18~20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사무총장·조직강화특별위원장 
 

2월 5일부터 3월 5일까지 트위터, 인스타그램, 블로그, 뉴스 등에서 김용태 미래통합당과 연관된 10개의 주요 키워드. 다음소프트 썸트렌드(SomeTrend)를 활용 [자료=다음소프트]

2월 5일부터 3월 5일까지 트위터, 인스타그램, 블로그, 뉴스 등에서 김용태 미래통합당과 연관된 10개의 주요 키워드. 다음소프트 썸트렌드(SomeTrend)를 활용 [자료=다음소프트]

구로을 승패의 정치적 의미

문 대통령 복심과 이를 겨냥한 ‘자객공천’으로 청와대와 제1야당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단순한 지역구 의석 1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윤 전 실장이 승리한다면 서울 전체 선거 판도와 관계없이 ‘진보 벨트 사수’와 ‘지지층 관리’라는 측면에서 평가받을 수 있다. 반면 김 의원이 승리하면, 정권 심판론에 불이 지펴질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의 정치적 가치도 올라갈 전망이다.

 
▶구로을 관전 포인트 3

① 정부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 중 무엇이 더 통할까?

② 지역 초보 윤건영, 김용태 중 누가 더 착근할까?

③ 민주당 조직력, 샤이보수 표심 중 어느 쪽이 결집할까? 
  
특별취재팀=유성운·손국희·이태윤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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