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취중잡담] 사춘기 아들 발냄새 잡으려다 뜻밖에 이게 나왔습니다, 3만명 사로잡은 아이디어 – 조선닷컴


입력 2020.03.06 06:00


항균·탈취로 발냄새 잡아주는 깔창
발냄새로 고민하는 사춘기 아들 위해 개발
탈취 카매트에서 사업 다각화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창업에 뛰어 들며 한국 경제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스타트업 CEO 인터뷰 시리즈 ‘스타트업 취중잡담’을 게재합니다. 솔직한 속내를 들을 수 있게 취중진담 형식으로 인터뷰했습니다. 그들의 성장기와 고민을 통해 한국 경제 미래를 함께 탐색해 보시죠.

자식이 필요하다면 뭐든지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사춘기 아들의 발냄새 문제를 고민하다 발냄새를 잡아주는 기능성 깔창을 만든 ‘위엔씨(WENC)’의 김승주 대표를 만났다.

◇발냄새 원인균 제거하는 깔창

위엔씨의 ‘JABGO’(잡고) 항균 탈취 깔창은 신발 속 나쁜 균을 잡아서 발냄새를 없애는 제품이다.

위엔씨는 깔창이나 신발 전문 업체가 아니다. 주력 제품은 자동차 매트다.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는 깔창을 개발한 건 순전히 아들 때문이다.








김승주 위엔씨 대표 /큐텐츠컴퍼니
김승주 위엔씨 대표 /큐텐츠컴퍼니

“아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발냄새가 심해졌어요. 현관에 들어서면 아들 발냄새가 진동할 정도였죠. ‘어떻게 고쳐야 하나’ 고민하다가, 자동차 매트 만들면서 개발한 항균·탈취 소재를 깔창에 적용하면 효과가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위엔씨 자동차 매트의 항균·탈취 기능의 핵심은 소재 속 전해질 물질이다. 전기가 통하는 물질을 뜻하는데, 냄새의 원인균과 곰팡이를 분해하는 효과를 낸다. “유해물질의 분자고리를 끊어서 파괴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소재로 깔창을 만들어 아들에게 며칠 써보게 했더니, 현관에서 나던 냄새가 깨끗이 없어졌어요. 효과를 확인하고는 ‘제품화해서 팔아보자’ 결심하고 내놨습니다.”

작년 4월 출시 후 한 케이블 방송에 소개됐다. 온라인몰(http://bit.ly/37DYzOA) 등에서 매달 3000~5000개 씩 팔리면서 누적 판매량이 3만개를 넘어섰다.

-냄새 잡는 깔창은 기존에도 있지 않나요.
“좋은 향으로 역한 냄새를 가리는 제품이 대부분입니다. 향이 사라지면 교체해야 하죠. 반면 잡고 깔창은 소재 속 물질이 원인균을 없애는 방식이라 효과가 근본적이고, 깔창 소재가 다 닳아 없어지지 않는 한 반영구적으로 효과가 있습니다.”








'JABGO' 깔창 /위엔씨 제공
‘JABGO’ 깔창 /위엔씨 제공

◇10년 기술자로 일하다 창업

전문대를 졸업하고 한 전자회사에 들어가 케이블TV의 전파 신호를 증폭해주는 기기 개발 일을 했다. 회사를 옮겨 물류업체 전산실과 무선랜 사업체 기술팀 등에도 있었다. “기술자로 10년 일했습니다. 어느 순간 ‘내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습니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와 제품으로 시장 변화를 선도해보자. 결심으로 창업했습니다.”

돈 댈 투자자를 찾은 후, 자동차 내부 인테리어를 가르치는 학원을 차렸다. “관련 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자동차 내부 조명, 시트 교체하는 방법 등을 가르쳤습니다.” 관심이 있어서 꾸준히 공부하던 분야였다. 1년 넘게 열심히 일하며 학원을 키웠는데, 뜻밖의 일이 생겼다.

“학원 운영은 제가 주도적으로 했지만, 주인은 투자자였어요. 학원 규모가 커지자 그 투자자가 저를 잘랐습니다. 동업자라 생각하며 치열하게 사업을 했는데,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훌훌 털고 다른 일을 찾기로 했습니다.”








발냄새 이미지 /조선DB·위엔씨 제공
발냄새 이미지 /조선DB·위엔씨 제공

◇인증서 한 장 들고 2억원 투자받아

학원을 나와 초기 자본금 7000만원으로 ‘위엔씨’를 차리고, 자동차 매트 개발을 시작했다. “자동차 인테리어 학원을 운영하면서 필요성을 느끼던 제품이에요. 나름 공부하면서 관련 지식을 쌓았던 터라 도전했습니다.”

각종 자료를 찾아보며 어렵사리 탈취 효과가 있는 매트 개발에 성공했는데, 생산할 돈이 없었다. 개발비로 갖고 있던 돈을 거의 다 쓴 것. 전해질 소재를 개발하느라 돈이 많이 들었다. 앞뒤 잴 게 없었다. “무작정 아는 선배를 찾아갔습니다. 보여줄거라곤 탈취 효과를 입증받은 인증서 한 장이 전부였죠. 그걸 보더니 선배는 ‘네가 고(故) 정주영 회장이라도 되느냐’면서 웃더군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일주일 내내 찾아가 설득했습니다. 결국 그 선배가 ‘도대체 어떤 제품인지 모르겠지만 네 근성 보고 준다’며 2억원을 투자해 주셨습니다.”








김승주 위앤씨 대표
김승주 위앤씨 대표

출시한 탈취 매트는 곧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후 발광 매트, 3D 쿠션 매트 등 다양한 카매트를 출시했다. 카매트를 응용해 주방 냄새를 잡아주는 주방 매트(http://bit.ly/3bX7BtA)등 다른 매트도 내놨다. “지난 5년 간 기술 개발에 쓴 돈이 10억원이 넘습니다.”

아들 덕분에 내놓은 깔창으로 회사는 성장 2라운드를 맞고 있다. “매출이 매년 10% 정도씩 늘었는데요. 깔창 덕에 작년 20억원을 넘겼습니다. 올해는 깔창 사업이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 매출 목표를 40억원으로 높여 잡았습니다. 직원수도 초기 5명에서 지금은 16명으로 늘었습니다.”










▲주방매트 제품 /큐텐츠컴퍼니

◇항균 필터 탑재 공기청정기 개발 목표

회사에서 자주 요리사로 변신한다. “원래 요리하는 걸 좋아해요. 직원들에게 한식·중식·양식 가리지 않고 요리를 해줍니다. 외근 나갔다 들어갈 때는 간식이라도 사 가려고 노력합니다. 5년 근속한 직원에겐 금 한 돈 씩 주죠. 혈액암에 걸려 투병한 직원이 있었습니다. 나름 최선을 다해 지원했습니다. 완치되고 계속 우리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복귀할 때 ‘우리 회사가 나쁜 회사는 아니구나’ 기분이 좋았습니다.”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요.
“아직 임대형 공장을 쓰고 있는데요. 내년까지 자체 공장을 지을 계획입니다. 멀리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기숙사도 마련할 생각입니다. 제품 쪽 계획으론 공기청정기 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기청정기 필터에 각종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항균 소재를 써서 세균이나 곰팡이 걱정이 없는 청정기를 내놓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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