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보니 알겠네요, 못다 줬던 아버지 사랑을 – 조선닷컴


입력 2020.03.04 03:00

[가수 노지훈]
미스터트롯서 ‘섹시 대디’로 화제… ‘아내의 맛’ 합류하며 새 도전 나서

극심한 슬럼프에서 날 일으켜준 트로트
준결승 탈락? 전 이제 시작입니다

“지훈씨 아직 끝난 거 아니에요. 이제 시작이에요.”

분명 ‘탈락’이라 했는데 ‘시작’이라니. 무대를 터벅터벅 내려가던 발길을 붙잡는 목소리에 노지훈(30)은 놀랐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 준결승에 오르지 못한 그날(2월 20일 방송), 노지훈에게 끝은 더 이상 끝이 아니었다. 함께 탈락한 김중연에게 “육아해야지 이제. 아빠로 돌아가야지” 했던 넋두리는 예언이 됐다. 3일 방송을 시작으로 TV조선 ‘아내의 맛’에 전격 합류했다.








노지훈
노지훈은 “트로트가 단순히 꺾고 돌리는 ‘흥’이 아니라 인생의 절절함을 담아 가슴으로 불러야 관객과 호흡할 수 있다는 걸 배우게 됐다”며 “미스터트롯 식구들이 나에겐 음악 스승이자 인생 스승”이라고 말했다. /빅대디엔터테인먼트

노지훈은 지난해 트로트 가수로 전향한 뒤 이번 ‘미스터트롯’ 20인에 오르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16개월 된 아들 이안이에게 ‘도전하는 아빠’를 보여주고 싶어 출전한 ‘미스터트롯’이다. 그는 이안이가 태어나면서 “나도 다시 태어났다”고 말했다. 186㎝ 훤칠한 키에 뚜렷한 이목구비로 ‘섹시 대디’ ‘로(맨틱) 지훈’ 등의 애칭을 얻은 3년 차 신혼. 그는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와 못 나눈 정이 많아 이안이가 아빠를 계속 기억하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중2 때 아버지는 2년간 투병하다 숨을 거뒀다. 그 충격으로 12일 만에 어머니도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레 닥친 비극에 슬퍼할 겨를도 없었다. 몸 누일 집조차 없었다. 여덟 살, 일곱 살 많은 누나들이 학업을 포기한 채 생계를 이었고, 축구 선수였던 노지훈은 삼촌 댁, 고모 댁을 전전했다. 궁핍한 가운데서도 청소년 국가 대표로 태극 마크를 달았다. 아버지와 한 약속이었다. 하지만 십자인대 파열 등 부상과 재활을 반복하다 결국 축구를 그만뒀다.








노지훈이 본선 3차전 '에이스전'에서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열창하는 모습(위). '아내의 맛'에 출연하는 노지훈과 아들 이안.
노지훈이 본선 3차전 ‘에이스전’에서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열창하는 모습(위). ‘아내의 맛’에 출연하는 노지훈과 아들 이안. /TV 조선

힘들 때 유일하게 위로가 된 건 노래였다. 가요제에 나가 상도 받고, 각종 축제에서 노래 부르며 밥벌이도 했다. 한 TV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이름을 알린 뒤 2012년 앨범도 내고 솔로 가수로 데뷔했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잠깐이었다. 앨범을 내도 그를 찾는 무대는 없었다.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던 슬럼프에서 저를 살린 게 은혜(지금의 아내)예요. 그래서 모든 걸 아내한테 의지해요.” ‘미스터트롯’ 데스매치 경연 사흘 전, 원래 준비했던 곡을 버리고 김정수의 ‘당신’을 선택한 것도 아내에게 하고픈 말이 가사에 녹아 있기 때문이었다. 2년 전 결혼한 아내가 이안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딱 그의 어머니였다. “방송 보고 누나들이 ‘엄마 애창곡이다. 알고 있었느냐’고 묻더군요. 저한텐 그 기억이 없었는데….”

노지훈은 두 가족이 더 있다고 했다. 하나는 팬카페 ‘지훈홀릭’ 회원들이다. “얼마 전 오랜 팬 한 분이 ‘가수 노지훈이 증명해 보일 줄 알았다’는 글을 올렸는데, 그걸 보고 한참 울었어요. 가수를 그만둘까, 살길이 있을까 하고 무너질 때 버팀돌이 돼주신 분들이죠.”

그의 또 다른 가족은 미스터트롯 출연자들이다. “민호 형이랑 영탁 형이 중심을 잡아줬어요. 격려하고 위로하고 손 내밀어 주셨지요. ‘개개인이 아닌 프로그램이 잘돼야 우리도 잘된다’는 말씀에 서로를 돕고 응원했던 것 같아요. 저도 오디션 출신이지만 이렇게 서로 가르쳐주며 장점 돋워주는 프로는 처음이에요.”

‘맏형’ 장민호는 선곡부터 인생 조언까지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최고의 멘털’ 임영웅을 통해 정신력과 집중력 다잡는 걸 배웠고, 데스매치 상대였던 김수찬에겐 눈빛과 제스처 등 재기를 풀어내는 비법을 보았다. 수줍음이 많지만 무대 위에선 폭발적 에너지를 쏟아내는 이찬원에게 가장 많은 충격을 받았다. “진또배기 무대를 보면서 ‘헉!’소리가 절로 나왔다니까요.”

“예전엔 친구 동생, 누나들이 팬이었다면 ‘미스터트롯’ 나오고선 친구들의 어머님·이모님이 팬이라고 하네요. 오랫동안 가족 사랑에 목이 멨는데, 못다 한 효도까지 한꺼번에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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