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조심하면 뭐하나” 이란 거친 승객과 한 비행기 타 결국 격리된 中여성


중국인 여성 사업가인 볜징징은 지난 금요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의 여객기를 이용해 중국 베이징으로 귀국했다. 문제는 볜이 탄 비행기 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승객이 2명 있었다는 것이다. 
 

중국행 러시아 여객기 이용 귀국한 중국 여성
같은 비행기 이란 환승한 2명 확진, 본인도 격리
美 NPR “공항 직원, 마스크·장갑 없이 위험 노출”

결국 볜은 베이징에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격리 조처됐다. 볜은 1일(현지시간) CNBC에 “엄청 (개인위생에 신경 쓰고) 조심했는데도 결국 격리됐다”고 밝혔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 추세에 있는 가운데 확진자가 대거 나온 이탈리아의 한 공항에서 출국을 준비하는 승객들. [EPA=연합뉴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 추세에 있는 가운데 확진자가 대거 나온 이탈리아의 한 공항에서 출국을 준비하는 승객들. [EPA=연합뉴스]

 
CNBC에 따르면 유럽에서 지난 1달간 일한 볜은 러시아를 통해 귀국하기로 결심했다. 볜의 판단은 일견 ‘합리적’으로 보였다. 러시아는 2일 현재 2명만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안전할 것으로 여겼던 것이다.
 
게다가 러시아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2명도 모두 치유돼 퇴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귀국을 고민하던 볜은 유럽에서 현재 심각하게 바이러스가 확산 중인 이탈리아 등을 피하고 러시아를 택했다. 
 
문제는 하필 탔던 비행기에 이란을 거친 승객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란은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심각한 국가 중 하나다. 2일 오전 기준 이란의 누적 확진자는 978명, 누적 사망자는 54명이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란에서 한 여성이 마스크를 낀 채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란에서 한 여성이 마스크를 낀 채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상황이 이런데도 러시아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이나 볜이 탑승한 SU204편에는 코로나와 관련된 경고 조치도, 검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볜의 설명이다. 그는 “어떻게 검사도 안 하고 비행기에 태우느냐”면서 “적어도 체온 체크는 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비행기뿐 아니라 기차 등 여러 교통수단을 섞어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보니, 방역은 한층 ‘고차방정식’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달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上海) 보건당국은 이란에서 러시아를 경유해 중국에 입국한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23세 중국인 남성인 이 환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이란에 있는 기업체에서 통역 업무를 해왔다. 
 
이란은 이달 초 중국과의 직항 노선 운항을 중단시켰지만, 제3국을 경유하는 경우까지는 막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19일 이란 테헤란에서 러시아 모스크바로 이동했고, 다음날 모스크바에서 상하이 푸둥(浦東) 국제공항에 들어왔다. 상하이 호텔에 숙박 후 22일 기차 침대칸에 타고 23일 간쑤성 란저우(蘭州) 기차역에 갔다. 그 뒤 다른 기차로 환승해 24일 최종 목적지인 닝샤(寧夏) 후이(回)족 자치구에 도착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첫 사망자가 나온 미국에선 수 만명의 승객들과 접촉하는 공항 직원들이 마스크도, 장갑도 없이 근무하고 있어 두려움과 불안에 떨고 있다고 공영라디오방송 NPR이 보도했다. 미국에선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첫 사망자가 나왔다. 첫 사망자는 워싱턴주의 50대 후반 여성이며 최근 해외여행을 한 일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미국 뉴욕에서도 첫 확진자가 나왔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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