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1㎏ 만원’ 똥도 귀한데···’코로나 숙주’ 박쥐는 억울하다


 
사스・메르스・에볼라・코로나19… 대규모 전염병의 진원지 박쥐

 
낯선 박쥐는 어쩌다 재앙을 부르는 동물이 됐을까?
 
박쥐가 전염병의 전파자가 된 세 가지 이유를 알아봤다
 
#자세한 스토리는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급 비료’ 박쥐 분변 모으고, 서식지 파괴하고…

  

지난해 8월7일 캄보디아 프놈펜 북서부 바탐방 지역의 바위 틈에 섬 보라(28)씨가 끼어있다. 박쥐의 분변인 구아노를 모으다가 사고를 당한지 사흘 만에 구조됐다. [AP=연합뉴스]

지난해 8월7일 캄보디아 프놈펜 북서부 바탐방 지역의 바위 틈에 섬 보라(28)씨가 끼어있다. 박쥐의 분변인 구아노를 모으다가 사고를 당한지 사흘 만에 구조됐다. [AP=연합뉴스]

지난해 8월 캄보디아에서 한 남성이 바위틈에 낀 지 사흘 만에 구조됐습니다. 이 남성은 박쥐의 배설물을 모으다가 떨어트린 손전등을 주우려다 미끄러져 사고를 당했습니다. 왜 이 남성은 다른 것도 아닌 박쥐 배설물을 모으려고 했을까요?
 

박쥐의 배설물인 ‘구아노'(guano)는 질소·인·칼륨이 풍부해 비료로 쓰기에 좋습니다. 효과가 뛰어나 가격이 높은 편입니다. 온라인쇼핑몰 아마존(Amazon)에서 1㎏에 약 7~8달러(약 9000원)에 팔릴 정도죠. 때문에 개발도상국에서는 구아노 채취가 수입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구아노 채취 경쟁은 질병을 부르기도 합니다. 박쥐 배설물에서 퍼진 곰팡이 때문에 걸리는 ‘히스토플라스마증'(Histoplasmasis)이 대표적입니다.  
 

기침이나 오한 같은 감기 증상을 일으키는 이 병은 심할 경우 다른 기관으로 옮아 감염자가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낯선 동물인 박쥐와의 섣부른 접촉이 부른 비극입니다.
 

이처럼 인간의 무분별한 접촉과 생태계 파괴가 질병을 부른 사례는 또 있습니다.  
 

1994년 호주에서 퍼진 헨드라바이러스입니다. 말 농장을 짓기 위해 과일박쥐가 살던 숲을 제거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서식지가 줄자 과일박쥐는 몇몇 나무에 모여 살게 됐습니다. 이 나무 밑에서 말이 휴식을 취했고, 여기서 떨어진 분변을 통해 헨드라바이러스에 감염됐습니다. 말을 통해 사육사에게도 퍼졌습니다.
 

다양성·무리생활·면역체계…전염병 전파 불렀다

쿠바 구아하카비베스 생물권 보호구역 동굴에서 쉬고 있는 박쥐 [사진 WWF(세계자연기금)]

쿠바 구아하카비베스 생물권 보호구역 동굴에서 쉬고 있는 박쥐 [사진 WWF(세계자연기금)]

 
그렇다면 다른 동물과 달리 박쥐는 왜 이렇게 많은 전염병을 일으킬까요?
 
첫째는 1200여종에 이르는 다양성입니다. 박쥐가 지구에 나타난 시기는 약 1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긴 역사를 가진 박쥐는 현재 6000여종인 포유류 가운데 5분의 1을 차지합니다. 다양한 종으로 분화되면서 품고 있는 바이러스의 종류도 함께 많아졌습니다. 
 
박쥐의 무리생활도 바이러스 확산 위험을 키웁니다. 박쥐는 일반적으로 축축하고 좁은 동굴이나 정글에 모여 삽니다. 많게는 100만 마리 이상이 모여 살기 때문에 한 개체가 감염돼도 빠르게 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십만 마리 규모의 박쥐 무리가 ‘바이러스 공장’ 역할을 하게 되는 겁니다.
 
박쥐의 비행 능력도 중요한 원인입니다. 박쥐는 이를 활용해 극지방을 뺀 전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깊은 자연 속에서도 쉽게 대도시나 인간이 사는 곳으로 날아올 수도 있죠. 뛰어난 이동성이 바이러스 확산의 우려를 키우는 겁니다.
 
박쥐는 독특한 면역 체계를 가졌습니다. 2016년 호주 연방과학원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박쥐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전부터 ‘인터페론’이라는 항바이러스 물질을 분비합니다. 다른 동물들의 경우 병에 걸린 뒤에야 면역반응이 시작되는 것과 다른 거죠.
 
이렇게 항상 면역 반응을 띄고 있는 박쥐의 몸에는 수많은 바이러스가 공생하고 있습니다. 면역력이 뛰어난 박쥐에서 퍼져나온 바이러스가 인간 등 다른 동물에게 퍼지면 치명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박쥐를 펼쳐들고 있는 중국 블로거. [왕멍원 웨이보 동영상 캡처]

박쥐를 펼쳐들고 있는 중국 블로거. [왕멍원 웨이보 동영상 캡처]

 
취재 과정에서 조언을 준 연구자들은 ‘박쥐는 생태계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더 많다’며 반감이 커지는 걸 걱정했습니다. 문제는 인간이 박쥐를 먹거나, 무분별하게 접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잇따르는 전염병은 부주의한 인간에 대한 ‘박쥐의 역습’이 아닐까요?
 
영상·그래픽=김한솔·왕준열
남궁민 기자·김지혜 리서처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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