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섭 칼럼] 선악과 언약, 시내산 율법, 믿음 : 오피니언/칼럼 : 종교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개혁신학포럼 18차 세미나

▲이경섭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아담이 하나님으로부터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창 2:17)’는 말을 들었을 때, ‘죽음의 의미’를 깨달았을까? 그 대답은 ‘몰랐다’이다.

죽음은 죄로 죽은 후에만 알 수 있는데, 그는 아직 죽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삶(生)은 죽음(死)을 모르는 상태이기에, 살아있으면서 자신이 죽었음을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설득력은 있어 보이나 충분한 답변은 못된다. ‘그러면 아담이 죄로 죽은 후에는 그것을 알았을까?’ 라고 했을 때, 그 대답 역시 ‘노(NO)’ 이다.

죄로 죽은 사람은 모든 영적 감각이 죽어버렸기에 하나님에 대한 의식도, 영적으로 ‘살았다’ ‘죽었다’는 개념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죄로 죽은 사람이 자신이 죄로 죽었다는 것을 안다면, 사실 그는 죽은 것이 아니다. 예컨대, 그가 죄로 죽은 후, 범죄 전에 하나님이 그에게 했던 ‘먹으면 죽으리라’는 그 말을 되뇌이며 ‘하나님 말씀이 맞네. 범죄하면 이렇게 죽는구나’ 라고 회상하며, ‘내가 왜 그랬을까?’ 라고 후회할 수 없다는 말이다.

죽은 자가 자기의 죽음을 모르듯, 영적으로 죽은 후에는 자기가 죽었다는 것을 모른다. 그는 ‘하나님을 향해 죽었다’는 말이 뭔지, 그리고 이런 자신의 ‘무지(無知)가 비정상’이라는 것도 알 수 없다.

뿐만 아니다. 죄로 죽은 그에게는 무죄하여 살아있었을 때의 모습은 이미 없을 뿐더러, 그것을 감히 유추해 낼 수도 없다. ‘선악과’를 따먹고 죽은 후에는 이미 전의 그가 아닌, 전혀 다른 존재가 돼 버렸기 때문이다. 이것이 죄로 죽은 자의 이중적인 불행이다.

아담은 죽을 때까지 자기가 죄인이며, 죄로 죽은 자임을 몰랐다. 이는 그가 죄로 죽었을 뿐더러, 자신이 죄로 죽었다는 사실을 어느 누구로부터도 정확하게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의 생전에는 그것을 알려 줄 ‘시내산 율법’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의 사후 훨씬 뒤, 모세 때 비로소 그것이 주어졌다(롬 5:13-14).

이는 “율법으로 말미암지 않고는 내가 죄를 알지 못하였으니… 전에 법을 깨닫지 못할 때에는 내가 살았더니 계명이 이르매 죄는 살아나고 나는 죽었도다(롬 7:7, 9)”는 사도 바울의 말씀에 의해 확증된다.

물론 그가 범죄 후 수치심을 느끼고, 또 그 수치를 가리려 무화과 잎으로 치마를 해 입은 것을 보면(창 3:7), 어렴풋이 죄의식을 가졌던 것이 분명하다. 이는 어쩌면 오늘 율법 없는 불신자들이 죄를 지을 때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과 유사하며, 생득적인 불문법 곧 ‘양심(롬 2:12-15)의 고소’를 받은 때문이다.

그러나 ‘시내산 율법’ 없이 양심의 고소(告訴)만으로는 인간이 자신의 죄와 죽음에 대해 명확한 견해를 가질 수 없다고 성경은 말한다.

“죄가 율법 있기 전에도 세상에 있었으나 율법이 없을 때에는 죄를 죄로 여기지 아니하느니라(갈 3:13)”. “율법으로는 죄를 깨달음이니라(롬 3:20).”

죄인은 율법으로 자기의 죄를 깨달아 그리스도를 믿어 살림을(의롭다함을) 받은(갈 3:24) 후에라야 비로소 자기가 전에 죄로 인해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먹으면 죽으리라(창 2:17)”는 선악과 언약은 범죄 전의 아담을 위한 것만이 아닌, 그의 원죄에 참여한 그의 후손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그들은 그것을 통해 아담의 원죄에 참여한 자신들이 날 때부터 죄로 죽은 자임을(창 2:17) 알게 된다.

만일 이 ‘선악과 언약’이 없었다면 아담의 후손 인류는 자신들이 죄로 죽었음을 알 수 없었을 것이고, 후에 온 ‘시내산 율법’을 적법하게 사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의 주장처럼, ‘후자’는 ‘전자’의 ‘구체화나 보완’이 아니다. ‘시내산 율법’을 통해 ‘선악과 언약’의 파기로 인한 인간의 죄와 죽음을 알게 하셨다.

그런데 수천 년간 성경을 통해 ‘선악과 언약’을 들어 온 유대인들이 ‘시내산 율법’을 구원의 용도로 왜곡한 것은 무지의 극치라 아니할 수 없다. 그들을 향해 예수님이 ‘우맹이요 소경(마 23:17)“이라고 하신 말씀이 조금도 과장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죄를 알려주는 ‘시내산 율법’이 나타나기 전에 살았던 사람들, 곧 ‘아담으로부터 모세 시대’의 사람들이라고 해서 심판이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갈 3:13).

‘시내산 율법’이 나타나기 전의 노아 시대에도 홍수 심판을 받았다(창 7:21-23). 사람들이 비록 죄를 명확하게 깨닫지는 못했어도 불문법(不文法)인 ‘양심법’의 고소를 받았다(롬 2:12, 14, 15).

“율법이 없을 때에는 죄를 죄로 여기지 아니하느니라(갈 5:13)“는 말씀은, ’율법이 있기 전에는 죄가 없었다‘는 뜻이 아니다.

성경은 ”죄가 율법 있기 전에도 세상에 있었다(갈 5:13)“고 선언했다. 이는 다만 “명문적(明文的)’이고 선언적인 의미의 죄가 없었다” 는 뜻이다.

◈율법보다 앞선 믿음

이제껏 ‘선악과 언약’과 ‘시내산 율법’에 대해 말했는데, 이젠 그것들을 ‘믿음’과 연관 짓고자 한자. 역사적인 출현 순서는 ‘선악과 언약- 율법- 믿음’이다.

‘선악과 언약’에 의해 인간에게 죄와 죽음이 왔고, 그러한 자신의 불행을 알지 못하고 있는 죄인들에게 하나님이 율법을 주어 그것을 깨닫게 하셨다.

그리고 그렇게 율법의 정죄를 받아, 율법의 마침(the end of the law)이신 구원자 그리스도께로 나아가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게 했다(롬 10:4). 이처럼 ‘율법’과의 관계에서 ‘믿음’의 지위’가 확보된다.

‘율법’과 ‘믿음’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사도 바울은 ‘몽학선생(schoolmaster)’이라는 용어를 도입했다. 그 뜻은 ‘율법’이 초등교사가 되어 죄인을 ‘그리스도 신앙으로 인도하는 자’ 라는 뜻이다.

그런데 어떤 이들에게는 율법이 그리스도 신앙으로 인도하는 ‘몽학선생’이 아닌 ‘구원의 종착점’이 돼 버린다. 곧 그들은 율법이 ‘몽학선생’이 아닌 ‘선악과 언약’ 파기로 이미 죽어있는 자들을 살리는 ‘구원자’ 지위를 부여한다.

무죄했던 아담도 ‘선악과 언약’에 실패했는데, 죄로 죽은 인간이 ‘율법 준수’로 구원받겠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시내산 율법’은 인간에게 살 길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죄로 죽은 자’임을 확인시켜 줄 뿐이다.

말하자면, ‘시내산 율법’의 역할은 ‘선악과 범과(犯過)’로 죽은 자를 한번 더 확실하게 죽이는 일종의 ‘확인 사살’이다. 이것을 바울은 “율법으로는 죄를 깨닫는다(갈 3:20)”는 ‘말’로, 혹은 “율법이 나를 죽게 했다(롬 7:9)”는 ‘은유’로 표현했다.

혹자는 하나님이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 ‘시내산 율법’을 내셨는데, 신통치 않아 ‘믿음’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내놓은 것으로 이해한다. 세대주의자들 중에 그런 생각을 가진 이들이 있다.

또 어떤 이들은 죄인의 한계 상 완벽한 율법 준수가 불가능하니, 율법을 ‘사사오입(四捨五入)’시키는 ‘율법의 보완’쯤으로 믿음을 간주한다.

만일 저들의 주장대로, ‘믿음’이 율법의 후속조치 혹은 그것의 보완책 정도라면, 율법이 유입되기 전의 사람들에게는 ‘구원’이 차단되고 만다. 그리고 믿음을 시대를 불문한 인류의 보편적인 구원 방도로 삼은 하나님의 경륜은 무너지고 만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구원(유업)이 율법에서가 아닌 약속(믿음)으로 된 것임을 통해, ‘믿음’이 시대를 불문한 하나님의 구원 경륜임을 확약해 주었다(롬 3:18).

그리고 무엇보다, ‘믿음의 원천’인 그리스도가 창세전부터 하나님의 어린 양으로 세워진(계 13:8) 사실에서 믿음이 창세전부터 경륜된 원(原)기원적 구원 방도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영원에 기원을 둔 구원 방도인 ‘믿음’은 역사 속에서 유입된 ‘율법’ 같은 것으로 무효화 될 수 없다(갈 3:17). 할렐루야!

이경섭 목사(인천반석교회, 개혁신학포럼 대표, byterian@hanmail.net)
저·역서: <이신칭의, 값싼 은혜가 아닙니다(CLC)>,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CLC)>, <개혁주의 영성체험(도서출판 예루살렘)>, <현대 칭의론 논쟁(CLC, 공저)>, <개혁주의 교육학(CLC)>, <신학의 역사(CLC)>, <기독교신학 묵상집(CLC, 근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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