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은 200년 전에 ‘국민 저항권’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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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이 잘못했을 때 백성들이 저항해야만 변화가 오는 것이지, 저항하지 않으면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다산의 정신입니다. 오늘날 촛불 정신을 뒷받침하는 다산의 사상입니다. 다산은 200년 전에 이미 ‘국민 저항권’을 인정했어요.”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등 다산 정약용 연구서를 여럿 펴낸 박석무(76)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12일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 오늘 우리 사회가 다산의 가르침을 실천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민주화운동으로 4차례 옥고를 치르고 13대와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다산 연구에 몰두해 온 박 이사장은 매주 연구소 홈페이지에 <풀어쓰는 다산 이야기> 칼럼을 올리고 38만여 명의 이메일 독자와도 소통하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익 추구하다 나라 망쳐

 박석무 이사장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뇌물수수 등 부패행위는 공익 대신 사익을 좇고 청렴의 의무를 저버린 대표적 사례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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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이사장은 다산이 황해도 곡산군수로 부임했을 때, 전임 군수 시절 과도한 세금에 항의해 민란을 일으켰던 주동자를 무죄 방면한 사건을 소개하며 다산이 말한 저항권과 촛불 정신이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산 사상의 핵심이 공렴(公廉), 즉 공익과 청렴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은 공익이 아닌 사익을 추구해 나라를 망쳤다”고 비판했다. 그는 “억대 연봉과 퇴직 후 받는 연금, 경호 등 혜택도 많은데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까지 유용한 이들은 청렴과 거리가 멀었던 사람들”이라 말했다. 박 이사장은 또 전 정권의 고위공직자들이 재판에 나가 ‘대통령이 시켜서 한 일’이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데 대해 “공익에 어긋나고 민생에 해가 되는 일은 위에서 아무리 시키더라도 거부하라는 게 다산의 가르침”이라고 역설했다. 조직의 부당한 명령은 거부하는 게 관리의 의무라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부터 면서기까지 다산의 ‘공렴’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며 “특히 ‘재물(부정축재)’, ‘색(불륜)’, ‘직위(직권남용)’에서 청렴해야 투명한 행정을 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재산형성 과정 등을 살펴 공렴한 인물인지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200년 전 ‘토지공개념’ 주장한 다산 정약용

 박석무 이사장은 다산 정약용도 200년 전 이미 ‘토지공개념’을 주장했다며, 이를 사회주의라고 공격하는 사람들을 비판했다.
 박석무 이사장은 다산 정약용도 200년 전 이미 ‘토지공개념’을 주장했다며, 이를 사회주의라고 공격하는 사람들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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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에서 논란이 된 ‘토지공개념’에 대해서도 박 이사장은 “다산이 이미 ‘경세유표’라는 국정개혁서를 통해 토지공개념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다산은 ‘경자유전(농사짓는 사람이 땅을 가짐)’의 원칙에 따라 ‘공동 경작, 공동 분배’를 주장했으며 토지를 한 사람이 지나치게 많이 갖는 것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땅값 올려 부자 되는 구조라면 공정한 사회는 절대 불가능하다”며 공익에 맞게 토지 제도를 만들고 빈부격차를 완화하는 조세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토지공개념을 강화하더라도 토지를 많이 가진 사람들이나 거래차익을 많이 낸 사람들에게 세금이나 부담금을 더 물리는 정책을 도입하자는 것인데, 이를 사회주의라고 공격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일갈했다.

다산 연구에 밑거름 된 사랑방 ‘귀동냥’

 박석무 이사장은 세계가 주목한 다산 정약용의 사상에 국민들이 좀 더 관심을 갖고 ‘공렴’ 등 그의 가르침을 실천해 주길 기대했다.
 박석무 이사장은 세계가 주목한 다산 정약용의 사상에 국민들이 좀 더 관심을 갖고 ‘공렴’ 등 그의 가르침을 실천해 주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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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이사장은 이날 방송에서 한학을 하던 할아버지와 아버지, 손님들의 사랑방 대화를 귀동냥하면서 조선시대 역사와 성현들의 사상을 공부한 것이 오늘날 다산 연구의 밑거름이 됐다고 회고했다. 특히 초등학교 시절 한국전쟁으로 학교가 폭격당하자 2년 가까이 학교 대신 서당을 다니며 한자를 배운 것이 고전 번역에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박 이사장은 다산 정약용이 설계한 수원화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고 2012년 다산이 유네스코 올해의 문화 인물로 선정된 데 이어 그의 저작을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계가 주목한 한국의 사상가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좀 더 관심을 두고 ‘공렴’ 등 다산의 가르침을 실천해 주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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