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 정상회담 비난 지속…핵실험 등 도발 명분 쌓나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강당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마주보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1/뉴스1 © News1

북한이 지난달 21일 북핵 문제에 대한 공조 강화에 합의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비난을 이틀 째 지속하고 있다.

대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일 한미 정상회담과 공동성명을 두고 “조선반도(한반도)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핵전쟁 선언’, 동맹 강화의 간판 밑에 남조선이 미국의 지배와 예속의 올가미를 더욱 깊숙이 쓴 ‘굴종선언’이자 ‘현대판 을사5조약’”이라고 비난했다.

매체는 한미 정상이 북한의 비핵화를 남북관계의 선결조건으로 내세우겠다는 ‘원칙론’을 언급한 데 대해 “원칙론이라는 것은 지난 시기 친미사대, 동족대결로 악명을 떨친 이명박, 박근혜 패당이 추구하던 ‘선 비핵화, 후 대화’ 나발의 복사판,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각을 세웠다.

또 한미 정상이 연합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고 미국의 전략자산들을 배치하기로 한 데 대해 “남조선을 미국의 세계제패 야망 실현의 발진기지, 출발기지, 병참기지로 더욱 내맡기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한미 연합훈련의 확대가 “조선반도를 언제 핵전쟁의 불도가니에 빠져들지 알 수 없게 만드는 천하의 머저리짓, 겨레의 머리 위에 재앙을 몰아오는 반민족적 망동”이라고 비난하면서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은 전날 선전매체를 통해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처음으로 내놓은 뒤 이날도 매체를 총동원해 비난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또 다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도 “공동성명의 내용이라는 것이 불평등적이고 예속적이며 시대착오적이라 지금 내외의 지탄을 받고 있다”면서 한미 정상의 공동성명을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핵전쟁문서”라고 주장했다.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도 리선민 사회과학원 연구사 명의의 글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과 공동성명에 대해 “한마디로 미국에 편승해 기어코 우리와 대결해보려는 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 같은 보도들은 비록 북한 당국 차원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줄곧 침묵하다 열흘 만에 선전매체를 통한 비난전을 개시하면서 관련 입장을 내부적으로 정리했음을 시사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된 대북 조치에 대해 북한이 반발 기조를 드러냄에 따라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통한 무력시위 가능성도 조금 더 높아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실험 단행에 대한 한반도 긴장의 책임을 한미에 돌리기 위한 명분을 쌓기 위한 의도로 분석하기도 한다. 북한이 지난해부터 자신들의 국방력 강화에 대한 한미의 견제를 ‘이중기준’으로 비난한 것의 연장선 상에서다.

북한은 올해 초부터 복구를 시작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3번 갱도에서 핵실험 준비를 거의 마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결정이 이달 상순에 개최되는 당 전원회의에서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한미에 대한 새로운 기조가 반영된 대외 정책이 공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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