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엑소가 갔다면" 탈북청년들의 '남북회담' 관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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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히려 (평양 공연 때) 레드벨벳이 간 게 제일 좋았어요. 그룹 엑소(EXO)까지 갔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북한에 있을 때 아이돌 춤을 배우고 싶어도 영상을 못 구했었거든요.” (김진미, 23세)


 


“북한 사람들도 남한의 아이돌 그룹을 알긴 다 알 거예요.” (김성철, 33세)


 


두 명의 탈북 청년이 지난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과 관련해 내놓은 소감이다. 지난 2010년 남한에 정착해 건국대 국제무역학과를 졸업한 김진미씨는 당시 공연에 대해 “그때 모든 사람이 보진 못했겠지만, 공연을 본 사람들 사이에선 레드벨벳으로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만약 엑소까지 북한에 갔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말했다.


 


약 11년 만에 열리게 될 ‘2018 남북정상회담’. 4·27 남북정상회담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20대~30대 청년들은 정상회담에 어떤 기대와 희망을 걸고 있을까. 청와대는 22일 배포하고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임종석 위원장)가 온라인 공식플랫폼에 올린 청년들 좌담 인터뷰(바로가기)에 그 힌트가 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문화체육관광부 측이 마련해 진행한 이 인터뷰에는 한국과 북한 출신의 2030세대 청년 4명이 참여했다. 2001년 북한을 떠나 남한에서 사업 중이라는 김성철씨(33세 남성), 2010년 남한에 온 김진미씨(23세 여성) 등 탈북청년을 비롯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김선효씨(23세 남성), 대외활동을 하며 북한에 관심이 생겼다는 김정민 서울로터리위성클럽 부회장(30세 남성)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인터뷰에서 ▲ 평소 남북관계에 관한 관심 ▲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 소감 ▲ 4.27 남북정상회담·남북관계에 바라는 점 ▲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생각 등에 답했다. 청년들은 공통으로 “회담개최 소식에 엄청 놀랐다. 역사적 사건이 일어날 거란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김선효)”, “회담을 판문점(남측 지역)에서 개최한다는 데 눈길이 갔다. 북한 정상이 판문점 우리 영토에 오는 건 처음(김정민)”이라는 등 환영의 뜻을 표했다.


 


북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탈북인 김성철씨의 발언도 눈에 띈다. 그는 “2000년 열린 남북정상회담 때는 북한에 있었고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는 남한에 있었다”며 “그때 뭔가 뜨거운 감정이 올라왔ek. ‘정말 진행이 될까? 통일이 될까?’ 많은 생각이 들었다”, “저보다 어린 세대는 10년 전 제가 느낀 감정을 이번에 알게 될 것 같다. 이번 회담은 젊은 친구들이 남북관계에 관심을 갖는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고향이라 남북관계 뉴스는 유독 챙겨 보는 편”이라는 탈북인 김진미씨는 과거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나던 모습을 북한에서 TV로 시청했다고 한다. “정상회담 관련한 내용은 보통 북한 교과서에는 없다. 다만 2007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TV로 본 기억은 강하게 남아 있다. 남북 정상이 악수하는 장면과 (합의문에) 사인을 하던 모습이 기억난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또 ‘5월 말, 6월 초’ 개최 예정인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북한이 뭔가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평양 공연 당시 김영철 북한 부위원장이 남측 기자단에 사과했던 건, 과거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라며 “북한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까지 이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그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과 미국을 다시 연결시켰다. 외교를 잘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남한 청년들 제안 1위는 ‘종전선언’


 


남북 청년들이 5일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에 바라는 점은 뭘까. 이들은 “남측의 요구를 정확히 요구하고 북한의 요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김선효)”, “당장은 힘들겠지만 앞으로 북한이 점진적으로 문을 열도록 논의하는 과정이 더해졌으면 좋겠다. 나진·선봉 경제특구 같은 지역이 늘어나 국제 자본이 투자할 기회가 늘었으면 한다”는 등 바람을 말했다.


 


지난17일 통일부 행사에서도 전국 각지 10대~30대 청년 60여 명이 모여 남북 정상에 내밀 청년 대표제안을 뽑은 바 있다. 당시 ‘북한에서 한 달 살기’, ‘남북 간 교환학생·펜팔 교류’, ‘백두산 정상에서 치맥(치킨·맥주) 회담 개최’ 등 수십여 개 제안 중 청년들이 최종 선택한 제안은 ‘종전선언·평화협정’이 1위, 2위 ‘남북간 철도 통한 한반도 관광’, 3위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였다(관련 기사: “대동강 맥주 맛있잖아요” 남북청년들 ‘치맥 회담’ 열릴까).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됐으면 좋겠다. 결과가 좋으면 모든 국민이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기대를 전한 탈북청년 김진미씨는 특히 회담 의제로 ‘비핵화’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정상회담 때 북한 비핵화에 대해 확실히 논의했으면 좋겠다. 북한이 계속 핵을 보유하고 있는 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지 않느냐”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인터뷰 말미, 김씨의 말이다.


 


“남북문화교류가 더 늘어나서, 다음엔 평양공연에 그치지 않고 우리 예술단이 북한 내 다른 지역에도 갔으면 좋겠어요. 함경남도 함흥시에도 가고 함경북도 청진시에도 가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어려운 일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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