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라면이 뭐길래…해장하려고 끓였는데, 또 술을 부르네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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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12 06:00

출시 한 달만에 7만 개 팔린 요괴라면
패션처럼, 입맛따라 커스터마이징하는 라면으로 SNS에서 인기






요괴라면 국물떡볶이맛 이미지/사진=옥토끼프로젝트

최근 SNS에서 화제를 모으는 먹거리가 있다. 바로 요괴라면이다. 이름도 포장도 맛도 요상한 이 라면은 출시 한 달 만에 7만 개 이상이 팔렸다. 이 라면은 연예인과 유명 인플루언서들에게 회자되며 ‘라면계의 수프림’이라는 근사한 별칭도 얻었다. 라면이 거기서 거기지, 대체 어떤 라면이길래?

◇ 라면 좀 먹어본 6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어른이들의 라면’

요괴라면은 식문화 엔터테인먼트 기업 옥토끼프로젝트가 개발했다. 패션 디자이너, 인테리어 전문가, 유통회사 대표, 요식업계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6명의 전문가가 의기투합했다. 접점 없는 것 같은 이들의 공통점은 미식가이자 라면 애호가라는 것. 멤버 중 한 명인 패션 디자이너 김석원은 tvN 예능 프로그램 ‘수요미식회’에 출연할 만큼 미식가로 알려진다.

요괴라면은 국물떡볶이 맛, 크림크림 맛, 봉골레 맛 세 가지 맛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한 봉지당 1500원. 라면치고 비싼 가격에 자체 온라인 쇼핑몰 한 곳에서만 구매할 수 있지만, 출시 한 달 만에 7만개 이상이 팔려나갔다.

원래 요괴라면은 해장을 위한 라면으로 개발됐다. 술 먹은 다음날이면 자연스레 라면을 찾는 자신들의 모습을 반영했다고. 하지만 현실은 술을 부르는 라면으로 통한다. SNS에는 “해장하려고 요괴라면을 끓였는데, 안주 삼아 또 한잔하게 됐다”는 웃지 못할 후기도 나온다.

패키지도 예사롭지 않다. 빨강, 파랑, 흰색의 원색 패키지에 뿔이 난 요괴 캐릭터가 들어간 포장지, ‘라면’이란 문구가 없다면 내용물이 뭔지 가늠하기 어려울 것 같다. 직관적인 색상 적용도 눈길을 끈다. 매콤한 국물떡볶이는 빨강, 봉골레 맛은 바다를 연상시키는 파랑, 크림크림 맛은 흰색을 적용했다.

◇ 옷을 스타일링하듯, 입맛 따라 커스터마이징

지난해 국내 라면 시장에는 30개가 넘는 신제품이 쏟아져나왔다. 역대 최다기록이다. 반면 시장규모는 1조9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줄었다. 가정간편식(HMR)의 부상 등으로 라면을 찾는 인구는 줄었지만, 새로운 맛을 찾는 고객들은 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 까르보불닭볶음면, 쌈장라면, 팥칼국수, 냉콩국수라면 등 프리미엄 라면이 등장한 가운데, 랍면, 갈비의 기사 등 비전문업체가 선보이는 이색 라면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화제를 모은 프리미엄 라면들/사진=각 업체

요괴라면도 비전문업체로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 발을 디뎠다. 대기업이 아닌 작은 업체가 어떻게 라면을 만들었을까?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니 일이 잘 풀렸다고. 식품업체 종사자가 라면의 맛을 구체화하면, 디자이너가 제품 포장지의 도안을 구상하고 무역회사 대표가 제작을 맡는 식이다.

박리안 옥토끼프로젝트 부사장은 “취향에 따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것이 요괴라면의 인기비결”이라고 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요괴라면’을 검색하면 다양한 조리법으로 만든 라면이 검색된다. 회사 관계자들이 직접 레시피를 선보이는 ‘먹방’을 찍기도 한다. 오뎅, 떡, 베이컨, 바지락 등을 첨가하거나, 서로 다른 맛의 라면을 섞어 새로운 맛을 만드는 레시피의 실험이 마치 옷을 스타일링해 입는 듯하다.

박 부사장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맛을 인스턴트 라면에서 발견하는 의외성이 요괴라면의 인기 이유”라며 “앞으로 패션과 같이 트렌디한 라면과 다양한 가공식품들을 계속 출시해 고객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겠다”라고 말했다.

◇ 기자가 직접 먹어보니…

요괴라면을 직접 끓여 먹어봤다. 기자의 라면 취향은 라면이 가진 본연의 맛을 추구하는 편이다. 계란을 풀거나 만두나 김치 등의 고명을 첨가하기 보다는 파를 송송 썰어 넣는 정도. 면발은 얇고 꼬들꼬들한 식감을 선호한다.

라면 물의 양은 500ml, 일반 라면에 비해 50ml가 덜 들어갔다. 분말스프의 양은 기존보다 2~3배 많았다. 면이 국물에 자작자작하게 잠기는 수준으로, 국물은 진득한 편. 면발은 얇아 점도가 높은 국물을 잘 흡수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요괴라면으로 검색한 이미지들, 다양한 조리법이 눈길을 끈다/사진=인스타그램 캡처

국물떡볶이 맛은 맛의 성공법칙인 ‘단짠단짠(단 것을 먹으면 짠 음식을 먹고 싶다는 신조어)’을 실현했다. 가끔 불닭볶음면처럼 먹고 나면 속이 쓰릴 것을 알면서도 매운 라면이 당길 때가 있는데, 국물떡볶이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정도로 매콤했다. 남은 국물엔 콩나물과 김 등을 넣어 밥을 비벼먹으면 좋을 듯.

봉골레 맛은 조개맛이 강했다. 배우 공유도 극찬했다는 봉골레 맛은 ‘해장하기 좋은 라면’, ‘못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는 라면’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국물을 먹어보니 맑은 짬뽕같다. 기자 입맛엔 좀 짰다. 바지락이나 새우 같은 해물을 넣어 끓이면 알맞을 것 같다. 실제로 조리법에는 ‘바지락을 곁들이면 엄청나게 더 맛있겠지만, 엄청나게 귀찮을 수 있다’는 문구가 나온다.

크림이라는 단어를 반복해 강조한 크림크림 맛은 진한 크림 파스타의 맛을 살렸다. 분말스프도 두 개나 들어있다. 페퍼론치노(이탈리아 요리에 사용되는 빨간 고추)가 들어가서 인지, 느끼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끝맛이 깔끔했다. 세 가지 맛 모두 술안주에도, 해장에도 어울릴 것 같다. 그럼 기자의 입맛을 가장 저격한 라면은? 바로 크림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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