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곤의 실록한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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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벽한 시골에서의 어린 시절, 겨울 감기에 걸리면 대파와 무를 삶아 먹고 땀을 내거나 이불 덮고 땀내는 게 치료의 전부였다. 우리네 어머니는 한겨울 밭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대파와 땅속 깊이 묻어둔 무를 파내 삶아 내고 손이 부르트도록 자식의 쾌유를 빌고 또 빌었다. 변변한 약재가 없던 시골에선 어머니의 정성과 민간요법이 감기에 대응하는 가장 큰 무기였다. 한의학에선 감기를 상한(傷寒)이라 부른다. ‘차가운 기운에 의해 생긴 신체 손상’이라는 뜻. 감기의 영어명도 추위를 뜻하는 ‘콜드(cold)’인 것을 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감기를 일으키는 큰 원인 중 하나가 추위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대처법도 비슷했다. 동양은 체온을 올리기 위해 대파 뿌리(총백)를 썼지만 서양은 양파를 썼다. 미국의 건국 대통령 조지 워싱턴은 자기 전에 양파를 구워 먹는 것을 자신만의 특별한 감기 치료법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감기에 걸렸을 때 몸이 스스로 열을 내는 것은 바이러스를 물리치기 위한 방어기제다. 체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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