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향 교육’ 박승춘 “국정원 지침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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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정보원과 협력해 야권과 진보 세력을 종북세력으로 잡아 비판하는 등 편향된 내용의 안보교육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이 12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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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이 외곽 조직으로 설립한 안보 교육 단체를 운영하며 여론 공작을 벌인 혐의를 받는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이 검찰에 소환됐다.

박 전 처장은 12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국정원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조사실로 향하기 전 취재진과 만난 그는 자신이 초대 회장을 지낸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국발협)이 국정원의 지원을 받아 설립·운영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정치 편향 논란을 부른 이 단체 활동에 대해선 “우리 국민들에게 안보 실상 교육을 한 것이다. 그게 큰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우리 국민에게 안보 실상 교육했을 뿐… 잘못 아냐”

초대 회장으로 재직할 때 국정원과 단체 운영을 협의한 사실도 털어놨다. 박 전 처장은 “국정원으로부터 제안을 받아 초대 회장으로 간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당시 업무할 때 국정원 지침도 받고, 서로 협조도 했다”라고 했다. 어떤 지침을 받았느냐는 후속 질문에는 “지침이라는 게 다른 게 아니고 안보실상 교육을 많이 해달라는 것이었다”라고 답했다.

국회 위증 의혹에 대해선 “국정원 요청으로 말할 수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지난 2012년 국가보훈처장 시절 그는 보훈처가 배포한 정치 편향 교육 자료(DVD)가 사실 국정원이 제공했다는 의혹이 일자 “익명의 기부자에게 협찬 받았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에 박 전 처장은 “당시 국정원이 나라사랑에 좋은 자료가 있어 보훈 관서나 단체에 배포하고 싶다고 해서 배포처를 알려줬을 뿐”이라며 “당시에는 국정원이 우리가 줬다는 것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해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익명의 기부자로부터 협찬을 받았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당시 자료가 정치 편향적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았다. 박 전 처장은 “사실 정확한 내용을 보면 편향된 게 별로 없는데 왜곡돼 전달된 게 많다”면서 “예를 들면 DVD에는 민주화운동을 통해서 좌파세력이 많이 확산됐다고 돼 있는데, 이것을 일부에서 ‘민주화세력이 다 좌파다’라고 얘기했다”라고 밝혔다. 또 “DVD내용을 자세히 보면 전부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실을 바탕으로 했다면 국정원에서 왜 자신의 존재를 숨겨달라고 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국정원에게 물어보라”고만 했다. “국정원의 공식 업무였다고 생각느냐”는 질문에도 똑같이 답했다.

지난해 10월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국발협이 사실상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로 설립된 국정원의 외곽조직이라고 결론내고  원 전 원장과 박 전 처장을 국정원법상 정치 관여 금지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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