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톡톡 플러스] ‘현금=안전자산’ 인식 여전…이러니 5만원이 동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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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5만원권은 대부분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다”며 “은행 예금금리가 너무 낮은 탓도 있다”고 말했다.

B씨는 “설령 돈이 있어도 사회가 불안하니 투자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안정된 삶을 위해 현금화하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C씨는 “유능한 젊은이는 한국 외면하고, 기업하는 이들은 해외로 나갈 생각만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투자하려고 하겠냐”고 반문했다.

D씨는 “장롱도 없고, 돈도 없는 사람들도 많다. 어느 나라 얘긴지 모르겠다”며 “일부긴 하나 장롱에 돈 쌓아놓고 기초수급자 혜택받는 사람들도 있다”고 밝혔다.

E씨는 “보이스피싱 사기 때문에 고객 보호 차원이라지만, 고액 현금 인출하는 게 너무 까다로운 측면도 있다”며 “경찰 부르고 확인까지 해야하는 게 귀찮아 은행에 안 넣고 싶다”고 강조했다.

가계가 보유한 현금이 지난해 10조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다른 투자처의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계가 그나마 손실이라도 면할 수 있는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은 3577조552억원이었다.  그중 현금은 78조2559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가 보유한 현금은 2016년 말(68조2614억원) 대비 9조9945억원 증가했다.

◆그나마 손실 면할 수 있는 안전자산인 현금 ‘好好’

가계의 현금 보유는 부쩍 늘어나고 있다.

2016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가계 보유 현금 증가율(전기 대비)이 금융자산 증가율을 밑돈 것은 지난해 2분기 한 차례뿐이다.

3분기에는 현금 증가율이 9.1%로, 금융자산 증가율(1.3%)의 7배에 달했다.

3분기 가계 보유 현금은 전 분기보다 6조5536억원 늘어 분기 기준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에 따라 가계 금융자산 가운데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8년 4분기 1.1%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3분기에는 2.2%까지 높아졌다.

◆가계 현금 보유 증가, ‘불안한 미래’ ‘급속한 고령화’ 때문

가계가 현금을 쌓아두는 것은 안전자산 선호와 관련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화폐 투자 광풍(狂風) 속에서도 일부에서는 여전히 거품을 우려하면서 몸을 사리고 있는 가계도 있다는 것이다.

한은의 ‘2015년도 경제주체별 화폐사용행태 조사 결과’를 보면, 가계 38.7%는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현금 보유를 늘리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가계 현금 보유 증가는 고령화가 심화하는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월 소득 대비 현금보유액 비율은 16.4%로, 전체 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고령층의 현금 선호 경향이 다른 연령층보다 높다”며 “향후 고령화 진전이 화폐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5만원권 환수율 높아졌지만 아직은 

이 같은 현금 선호 현상은 최고액권인 5만원권의 발행 비용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현재 5만원권의 누적 환수율(시중에 풀린 발행액 대비 회수액 비중)은 46.07%로 나타났다. 

5만원권 환수율은 상승하는 추세이기는 하나 1만원권과 비교했을 때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환수율이 낮다는 것은 시중에서 돈이 돌지 않다는 의미인 만큼 화폐 발행비용을 키우는 결과를 가져온다. 아울러 자칫 현금이 지하경제 흘러들어가면 국가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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