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이 왜 중요할까

8




<성령 하나님과 놀라운 구원> / 마틴 로이드 존스 지음 / 임범진 옮김 / 부흥과개혁사 펴냄 / 392쪽 / 1만 8000원

늘 궁금하던 것이 있었습니다.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님의 제자들 모습과 사도행전에 나타난 제자들 모습이 왜 그토록 달랐을까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에는 줄행랑쳤던 그들이 산헤드린 공회원 앞에서 그토록 담대했던 이유 말이죠.

대부분 성령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복음서에 나타난 제자들은 아직 성령을 받지 못한 까닭에 그토록 비겁했던 것이고, 사도행전에 나타난 제자들은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을 통해 성령을 받았기 때문에 그토록 담대할 수 있었다는 말이죠.

그렇다면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 이전에는 성령님께서 역사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그건 아니죠. 그전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르치실 때 성령님을 언급했고, 성경을 보면 구약시대에 성령님께서 역사하시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예수님을 광야로 내몬 이(막 1:12)도, 예수님을 성전에 들어가게 한 이도(눅 2:27), 예수님이 세례를 받을 때 그 위에 비둘기같이 임한 이도(눅 3:22) 성령님이셨습니다. 엘리사벳과 사가랴도 성령 충만을 입었고(눅 1:67), 예루살렘의 시므온도 예수님이 태어나실 일에 대해 성령의 지시를 받았죠(눅 2:26). 제자들이 귀신을 쫓아내고(막 6:7), 70인이 귀신을 쫓아내게 된 것(눅 10:17)도 성령을 통한 역사였습니다.

구약성경을 보면, 성령님은 창조 때에도 ‘운행'(창 1:2)하며 함께하셨습니다. 눈의 아들 여호수아에게(민 27:18), 입다에게(삿 11:29) 임하셨고, 삼손에게 임하시기도 하고 떠나시기도 했죠(삿 14:6, 삿 16:20). 다윗은 자기 죄악을 자백하면서 성령을 거두지 말라고(시 51:11) 탄원하기도 했습니다.

성령님께서는 ‘여호와의 영'(삿 6:34, 삼상 16:14, 겔 11:5), ‘주의 영'(시 139:7, 시 104:30), ‘지혜의 영'(신 34:9), ‘여호와를 경외하는 영'(사 11:2), ‘진리의 영'(요 14:17, 요 15:26) 등으로 구약시대부터 신약시대의 오순절 강림 때까지 지속적으로 ‘임하시고’, ‘거하시고’, ‘부어주시고’, ‘이끄시는’ 역사를 주관해 오셨죠.

그렇다면 굳이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을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는 게 아닐까요.

“구약에서 성령은 사람들에게 임하셨다 다시 떠나셨습니다. 신약에서는 성령이 오십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이기 때문이며, 또한 성령이 그리스도 안에 그의 충만함 가운데 계시다가 전체 몸을 통해 그리스도로부터 오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몸의 지체이기에 성령은 완벽하게 우리 안에 거하십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것이 오순절의 의의에 대한 가르침의 핵심입니다.” (74쪽)

마틴 로이드 존스(David Martyn Lloyd-Jones, 1899~1981)의 <성령 하나님과 놀라운 구원: 로이드 존스 교리 강좌 시리즈2 – 성령론, 구원론>(부흥과개혁사)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로이드 존스 목사는 오순절 성령강림 이전의 성령님은 ‘함께(with)하시는 분’으로, 오순절 성령강림 이후의 성령님은 ‘내주(within)하시는 분’으로 구분하고 있죠. 성령님께 그렇게 제자들에게 내주하셔서 그들의 의지에 작용(빌 2:13)하시고, 그들을 설득하시고, 인도하셔서, 구원의 효력을 발휘하고 지속하게 하신다는 뜻입니다.

더욱이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이 가져온 획기적인 변화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에 있다고 밝혀 줍니다. 성령님의 내주하심을 통해 제자들이 하나가 되었고, 세계 16개국으로부터 온 사람들조차도 서로가 ‘통하는 역사’가 이루어졌다는 것이죠. 이것을 기점으로 초대교회가 시작이 되었고, 그 이후 태동되는 교회마다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룰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천국에는 펠라기우스주의자들도 있을 것이 분명하고, 아르미니우스주의자도, 루터파도 있을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구원의 과정에 대해 잘못된 생각과 이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 받을 수 있습니다.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103쪽)

구원론에 관한 내용입니다. 펠라기우스주의와 반펠라기우스주의, 아르미니우스주의와 루터파의 견해, 그리고 개혁주의적 견해를 차례로 설명해 주고 있는데, 구원론에 관한 견해가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모두 천국에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죠. 구원은 교리 논쟁에서의 우월성으로 주어지는 게 결코 아니라는 말입니다.

다만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성령세례와 성령 충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성령세례는 특별한 사건이고, 성령 충만은 지속적인 사건이라고 밝혀 주죠. 두 가지는 결혼과 결혼 생활에 빗댈 수 있습니다. 성령세례는 황홀경의 천국을 맛보는 감격이고, 성령 충만의 궁극적 목적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섬기는 것’이라고 말하죠. 이 책에는 존 플레이블, 조나단 에드워즈, 무디, 크리스마스 에반, 웨슬리, 조지 휫필드 등이 체험한 일화가 담겨 있는데요. 그것을 읽는 동안 내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습니다.

이 책은 성령론과 구원론에 관한 귀중한 교리서였습니다. 성령님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을 얻게 하시고,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의 죄를 깨닫게 하시고, 또한 그리스도인을 죄로부터 자유하게 하시고 그리스도와 연합하게 하는 인격자이자 권능자이며, 구원의 효력을 지속하게 하시는 분이라는 점을ㄴ 일깨워 주고 있었습니다. 강력히 추천할 만큼 좋은 책이었습니다.



기사보기